[단독] '징역 6년' 선고받은 왕기춘이 제자를 유인했던 방법은 햄버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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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징역 6년' 선고받은 왕기춘이 제자를 유인했던 방법은 햄버거였다

2020. 12. 01 14:45 작성2020. 12. 01 14:53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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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 "피해자와 연애 감정이 있었고, 합의한 성관계였다"

체육계 고질적인 성폭력 양상⋯제자의 동경심 이용한 범죄

미성년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전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 그가 제자들을 유인한 방법이 판결문에서 확인됐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피해자와 연애 감정이 있었고, 합의한 성관계였다"고 했지만,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前)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


우리 법원은 "미성년 제자에 위력을 이용해 성폭행한 게 맞는다"며 징역 6년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판결이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법원이 '왜 그렇게 판결했는지' 말해주는 기사는 없었다.


범행은 휴일에 보낸 문자 한 통으로 시작됐다

법원이 확인한 피해자는 총 2명이었다. 둘 다 왕기춘이 운영한 유도체육관에 다녔던 '미성년 제자'로 A양과 B양이었다. 왕기춘은 A양에게 먼저 접근했다. 지난 2017년 2월, 휴일이었던 일요일에 왕기춘이 보낸 문자 한 통으로 사건은 시작됐다.


"햄버거는 좋아하냐. 햄버거를 사줄 테니, 우리 집으로 와라.(왕기춘)"


왜 하필 햄버거였을까. 검찰 조사에 따르면, 전날 체육관에서 왕기춘과 제자들은 다 같이 치킨을 먹었다. 그런데 치킨을 좋아하지 않는 A양은 치킨을 거의 먹지 않았고, 왕기춘은 이를 기억했다. 다음날 "햄버거를 사주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A양을 불러냈다. 택시비도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날 왕기춘은 햄버거를 사주지 않았다. 처음부터 목적은 성폭행이었다. A양을 집으로 부른 왕기춘은 "성관계를 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A양은 놀랐다. 그러자 왕기춘은 일단 A양을 안심시키며 "나는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직후 성폭행이 이어졌다.


당시 A양이 거세게 반항하진 않았다는 이유로 강간죄는 무죄가 나왔지만,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아청법)상 '위력에의한간음죄(제7조)'는 유죄가 선고됐다.


그 이유로 재판부(대구지법 제12형사부 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는 "왕씨가 피해자에게 유⋅무형의 위력을 행사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①당시 A양은 좁은 방 안에 있었고, ②피고인(왕기춘)은 전 유도 국가대표 선수이며, ③A양은 유도 선수를 꿈꿨던 만큼 둘의 관계가 일반적인 스승-제자 관계 이상이었다"는 등의 이유에서였다.


"연애 감정 있었다" 주장한 제자의 임신 중절 수술까지 알아봤던 그

B양에 대한 범행도 왕기춘은 비슷한 수법을 썼다. 지난해 2월 "우리 집에 놀러 올래?"라며 B양을 집으로 불러냈다. 그러나 당시 성폭행은 기수에 이르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왕기춘이 스스로 범행을 멈추어서가 아니었다. 순전히 그의 신체적인 문제였다.


재판부가 이를 특별히 언급한 건, 왕기춘이 스스로 범행을 중지했는지 여부에 따라 '형량'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왕기춘이 '자의'로 범행을 중지했다면 형량을 반드시 깎아줘야 한다(형법 제26조). 그러나 재판부는 그렇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로부터 6개월 뒤인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왕기춘은 6개월간 수시로 B양을 불러냈다. 총 10차례. 체육관 통학 차량에서, 체육관 안에서, 자신의 집에서 B양과 성관계 등을 가졌다. 두 사람은 나이 차이가 15살 넘게 났다. 왕기춘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을 때 해당 제자는 유치원을 다닐 나이였지만, 왕기춘은 "(우리 둘 사이에는) 연애 감정이 있었다"고 포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두 사람의 관계가 '통상적인 연애 관계가 아니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아동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피고인(왕기춘)이 그 의무를 저버렸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성관계에 있어 왕기춘은 B양이 요구한 피임 등 거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행을 이어나가던 중 '임신했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B양에게 접한 뒤에는 임신중절수술 방안까지 직접 찾았다.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왕기춘)은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피해자에 합의를 종용한 점이 불리한 정황"이라며 최종적으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수강, 8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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