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라박이 날 마약쟁이로" 박봄 뜬금 폭로…사실이어도 처벌 피하기 힘든 이유
"산다라박이 날 마약쟁이로" 박봄 뜬금 폭로…사실이어도 처벌 피하기 힘든 이유
억울함 호소한 자필 편지
법조계 "섶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든 격"

2NE1 박봄이 SNS에 자필 글을 올려 산다라박과 YG를 향해 마약 관련 의혹을 폭로했다. /박봄 인스타그램
그룹 투애니원(2NE1) 박봄이 멤버 산다라박과 전 소속사를 향해 마약 연루 폭로글을 올린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섶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든 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봄은 지난 3일 자신의 SNS에 장문의 자필 편지를 올렸다. 그는 과거 논란이 된 치료용 약물 '애더럴(Adderall)'을 언급하며 "산다라박이 마약으로 걸려서 그걸 커버하기 위해 나를 마약쟁이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전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와 양현석, 테디, 이채린(CL)의 실명을 거론하며 "30년 동안 하나도 쓰지 않은 마약을 정량보다 많이 썼다고 나라에 허위 보고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산다라박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오랜 팀 동료에 대한 애정으로 공식 대응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만약 이들이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박봄이 직면하게 될 법적 리스크는 결코 가볍지 않다.
"사실무근" 산다라박 고소 땐…형사·민사 '이중고'
만약 산다라박 측이 법적 대응을 시작한다면 박봄은 형사와 민사 양쪽에서 무거운 책임을 질 수 있다.
우선 형법상 명예훼손죄(제307조)가 성립할 가능성이 크다. 산다라박 측의 해명대로 해당 폭로가 거짓으로 밝혀질 경우, 박봄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이번 폭로는 파급력이 큰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뤄졌으므로, 가중처벌 규정인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 적용된다. 이 경우 허위사실 유포 시 최대 7년 이하의 징역까지 처벌 수위가 뛴다.
형사 처벌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산다라박 측은 박봄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민법 제750조)도 제기할 수 있다.
연예인의 경우 마약 스캔들 연루 자체가 치명적인 이미지 타격을 입히기 때문에, 정신적 위자료는 물론 연예 활동 차질로 인한 막대한 재산적 손해배상까지 물어내야 할 수 있다.
주장이 사실이면 무죄? 법원 "개인적 억울함 해소는 처벌 대상"
일반인들이 흔히 착각하는 법률 상식 중 하나가 "진실을 말하면 죄가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형법(제307조 제1항)은 적시한 내용이 100% 진실이더라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일한 예외는 형법 제310조다. 적시한 사실이 진실이고,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만 처벌을 피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박봄의 폭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까. 법원의 판단 기준에 비춰보면 인정되기 어렵다. 판례는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박봄의 글은 "내 영혼이 울고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특정인을 비난하는 등 개인적 분쟁 성격이 짙다. 즉, 박봄의 주장이 설령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명예훼손 처벌을 피하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YG 향한 "허위 보고" 주장…무고죄와 명예훼손 양날의 검
박봄이 양현석, 테디, CL의 실명을 거론하며 제기한 "나라에 허위 보고를 했다"는 주장은 법적으로 복잡한 쟁점을 낳는다.
만약 박봄의 주장대로 YG 측이 수사기관이나 식약처 등 마약류 관리 당국에 박봄에 대한 허위 사실을 신고했다면, 이는 타인이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거짓을 고하는 무고죄(형법 제156조)나 마약류 관리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박봄의 주장이 근거 없는 억측이라면, 박봄 스스로가 거대한 법적 부메랑을 맞게 된다.
양현석, 테디, CL이라는 구체적인 실명을 적시해 이들의 사회적 평가를 대폭 깎아내렸기 때문이다. 이들 3명이 각각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경우, 여러 개의 범죄가 성립하는 경합범이 되어 처벌 수위는 더욱 무거워진다.
홧김에 올린 SNS 자필 폭로…지워도 흔적 남는 시한폭탄
최근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SNS에 입장문을 올리는 일이 잦다. 하지만 법률 실무에서 SNS 폭로는 가장 위험한 선택으로 꼽힌다.
첫째, 전파성이 너무 강하다. 판례는 인스타그램 등 SNS의 특성상 "다수의 사람들에게 순식간에 전달될 수 있다"며 높은 전파성을 명예훼손의 주요 근거로 삼는다.
둘째, 비방할 목적이 쉽게 인정된다.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공간에 상대방의 치부를 공개적으로 올리는 행위 자체가 상대방을 비방하려는 목적이 다분하다고 법원은 판단한다.
셋째, 글을 지워도 소용없다. SNS 게시물은 캡처와 아카이브를 통해 순식간에 박제된다. 실제로 법원은 삭제된 인스타그램 게시물이라도 저장된 캡처본을 유력한 증거로 채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