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한 사정 없는데도 영장 없이 주거 수색하면 위헌
긴급한 사정 없는데도 영장 없이 주거 수색하면 위헌

이미지 출처 : 셔터스톡
우리 헌법 제16조는 “(모든 국민의) 주거에 대하여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영장주의’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실무에서는 이러한 영장주의의 예외가 인정되고 있고, 판례 또한 엄격한 요건 하에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영장주의의 예외로써 영장에 의하지 않은 강제처분을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규정이 문제가 된 헌재 판례(2015헌바370)가 있습니다.
2013년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김모씨 등은 대정부 파업을 진행해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나 수색영장은 발부받지 않은 채로, 집행부가 머무르는 것으로 파악된 건물 1층 로비 출입구와 민주노총 사무실 출입문을 부수고 수색을 해 문제가 됐습니다.
경찰이 이처럼 수색을 진행한 근거조항은 형사소송법 제216조 1항입니다. 이 조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긴급체포·현행범 체포 등을 위해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나 타인이 간수하는 가옥·건조물·항공기·선차 내에서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하지만 이 조항은 위헌이라는 것이 헌재의 판단입니다.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항의 입법취지를 밝히며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별도의 영장 없이 그 장소에서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게 한 것으로, 피의자 신병을 조속히 확보함으로써 국가 형벌권을 적정히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별도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구별하지 않고,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만 소명되면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면서 “이는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은 소명되나 수색에 앞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도록 해, 헌법 제16조가 정한 영장주의 예외 요건을 벗어나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헌재는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할 때는 ① 그 장소에 범죄혐의 등을 입증할 자료나 피의자가 존재할 개연성이 소명되고, ② 사전에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위헌으로 판단된 해당 형사소송법 조항은 단순위헌결정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는데요. 영장주의의 예외를 허용할 필요가 있는 때에 적용할 법적 근거가 사라지는 공백 상태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법 개정 시한은 2020년 3월 31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