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1회당 150만원" 아파트의 파격 결의, 법원도 인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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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1회당 150만원" 아파트의 파격 결의, 법원도 인정할까?

2026. 01. 29 17:2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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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모방한 자체 벌금제 논란

법조계 "과도한 위약금은 무효될 수도"

한 아파트의 층간소음 대처법 공고문. 층간소음 발생 시 위층 주민에게 15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아파트 공고문 사진 한 장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 안내문은 층간소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거액의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남 일부 아파트의 200만 원 지급 사례를 참고했다"는 부연 설명까지 곁들였다.


층간소음 갈등이 '칼부림'으로 번지는 흉흉한 세상, 오죽하면 이런 고육지책까지 나왔을까 싶지만, 과연 이 자체 벌금제는 법적으로 유효할까?


"우리끼리 약속"이라도… 법적 효력은 '글쎄'

이론적으론 가능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우리 민법은 '사적 자치의 원칙'을 따르기 때문에, 입주민들이 자율적으로 합의하고 이를 아파트 관리규약에 넣는 것 자체는 불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액수와 기준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층간소음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150만 원을 지급하라는 약속은 과도한 손해배상액 예정으로 해석되어 법원에서 감액되거나 무효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법원은 층간소음 소송에서 피해 정도에 따라 수십만 원에서 최대 200만 원 수준의 위자료를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단 한 번의 소음 발생만으로 150만 원을 내라니, 이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쿵 소리 한번 났다고 150만 원?… 기준이 없다

더 큰 문제는 기준의 모호함이다. 해당 공고문에는 "층간소음 발생 시"라고만 적혀 있을 뿐, 어느 정도의 소음이어야 돈을 줘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위층 아이가 숟가락 하나 떨어뜨려도 150만 원을 내야 할까? 아니면 새벽에 청소기를 돌려야만 해당될까? 법적으로 층간소음 여부를 판단하려면 소음의 크기(데시벨), 발생 시간, 지속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이 제도를 진짜로 시행하려면 ▲공인된 측정 방법을 도입하고 ▲소음 정도에 따라 배상액을 차등화하며 ▲사전 경고 절차를 마련하는 등 촘촘한 안전장치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2차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


"돈 못 줘!" 버티면 그만?… 강제집행의 험난한 길

백번 양보해서 이 약속이 유효하다고 치자. 그런데 위층에서 "난 못 준다, 배 째라"라고 나오면 어떻게 될까? 관리사무소 직원이 강제로 위층 계좌에서 돈을 빼올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관리규약 자체는 법원 판결문 같은 강제력이 없다. 결국 피해를 본 아랫집 주민은 150만 원을 받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민사 소송을 제기해서 승소 판결을 받아야만 비로소 위층의 재산에 강제집행 할 수 있다.


돈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보다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분쟁조정위원회의 문을 두드리거나 서로를 배려하는 공동체 문화를 만드는 것이 느리지만 가장 확실한 해결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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