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낸 헌금, 돌려받을 수 있다? 없다?⋯'이런 경우'라면 돌려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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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낸 헌금, 돌려받을 수 있다? 없다?⋯'이런 경우'라면 돌려받는다

2020. 03. 09 18:39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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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는 최초 교육때부터 "헌금 찾아갈 수 없다"고 하지만

변호사들 "그렇지 않다"⋯법원도 "돌려줘야 한다고 한 경우 있다"

경우는 두 가지 ①피해자 경제적 사정 열악하거나 ②교리가 지나치게 비합리적일 때

신천지 교단은 "한 번 낸 헌금은 돌려받을 수 없다"고 하지만, 변호사들 이야기는 다릅니다. 우리 법원이 '헌금 반환'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성도가 (신천지) 교회에 헌금하면 다시 찾아갈 수 없습니다."


최근 검찰이 입수한 '신천지 새신자 교육교재'에 적힌 내용이다. 종교에 처음 입문했을 때부터 '한 번 낸 헌금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다'고 확실히 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법적으로도 그럴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우리 법원은 원칙적으로 헌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고 하면서도, 예외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법무법인(유) 로고스의 박래형 변호사가 판례를 정리했다.


원칙적으로 "헌금은 반환 대상이 아니다"

법무법인(유) 로고스 박래형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유) 로고스 박래형 변호사. /로톡DB

박래형 변호사는 "헌금은 원칙적으로는 기망행위라고 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민사상의 손해배상이나 반환 또는 형사상의 사기가 되기는 어렵다는 게 우리 법원의 입장"이라고 말한다.


지난 2014년 대전지방법원 판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 법원은 "교인들이 자신이 겪고 있거나 앞으로 닥칠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신봉하고 있는 종교 지도자 등에게 헌금을 교부(交付⋅내어 주는 일)했다고 하여, 이들이 착오에 빠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의 힘으로 회피하거나 구제될 수 없는 재화(災禍⋅재앙과 화난)를 종교에 의지해 면하려 하는 것은 일반인에게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박래형 변호사 "구체적 사정에 따라 반환 결정된 판례도 있다. 경우는 두 가지"

하지만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기망행위가 맞는다"고 한 경우도 있었다. 박래형 변호사는 "①피해자가 경제적으로 열악한 사정에 있었거나 ②교리가 지나치게 비합리적인 경우 교주의 기망행위가 인정됐다"고 밝혔다.


불법행위가 인정되면 이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역시 가능하다. "속아서 낸 헌금이니 돌려달라"고 할 수 있다는 뜻이다.


① 피해자의 경제적 사정이 열악하여 도저히 자발적이라고 볼 수 없을 때

지난 2014년 대전지방법원은 '〇〇기도원'을 운영하며 헌금을 받아낸 피고인에게 "사기죄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피고인이 받아낸 헌금은 총 1억원이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원룸보증금을 하느님께 헌금해야 한다"거나 "예물을 드려야 병이 나을 수 있다"는 식으로 헌금을 종용했다.


피고인 측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자발적인 헌금을 받았을 뿐"이라고 변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피해자들의 경제적 사정이 매우 열악했던 점에 주목했다. 도저히 자발적으로 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였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들 대부분이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고, 다른 곳으로부터 빌리거나 유일한 재산이라고 볼 수 있는 금품을 피고인에게 제공했다"며 "기망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자발적으로 이러한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② 교리가 도저히 종교로서 허용될 수 없을 정도로 비합리적일 때

"헌금을 받은 게 사기가 맞는다"고 한 경우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교리가 도저히 종교로서 허용될 수 없을 정도로 비합리적일 때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


CASE 1_ 헌금으로 충성 경쟁시킨 '영생교'

영생교 승리제단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난 1999년 인천지법 부천지원은 해당 교단 측이 "피해자들에게 받았던 헌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피해자 6명이 돌려받은 헌금의 규모는 약 4억원에 달했다.


당시 영생교 승리제단 교주는 자신을 "성경의 완성이며 모든 경전의 완성이자 하나님의 완성"이라며 본인을 '하나님', '구세주', '이긴자', '완성자', '생미륵불' 등으로 자칭했다. 또 자신에 대한 충성의 정도는 헌금의 많고 적음으로 결정되는 것처럼 충성 경쟁을 불러일으켰고, 세상 재물은 원래 하나님인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CASE 2_ "내 말 안 들으면 당신 57세에 죽는다"

비교적 최근에도 같은 취지의 판결이 있었다. 지난 2007년 서울고등법원 판례다. 피해 금액은 5억 5000만원에 달했다. 피고인이 기(氣)로 병을 치료해 주는 기치료사 및 사이비 교주로 행세하며 단체를 만들고, 헌금을 받아낸 사건이었다.


당시 이 교주는 피해자들에게 "당신 동생의 정신분열증은 신이 붙어서 그러한 것이니 나에게 데려오면 신을 제거해주겠다"고 거짓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에게는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니 나를 믿어라", "당신의 아들 두 명은 모두 박수무당(남자 무당)이 되고 당신은 57살이 되면 죽게 되어 있다. 내가 시키는 대로 무조건 '예'라고 복종하면 모든 액수(厄數·나쁜 일이 있을 운수)를 없애주겠다"고 속인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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