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청년안심주택' 경매 사태 해결 '응급 처방'
오세훈 시장, '청년안심주택' 경매 사태 해결 '응급 처방'
보증금 회수 대책 한계점 명확
근본적 제도 개선 시급

오세훈, 잠실 청년안심주택 방문 / 연합뉴스
8월 24일 오전, 잠실센트럴파크 청년안심주택 단지 내 상담소.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책상 너머로 상담을 받고 있는 청년들의 표정에서 걱정이 묻어났다.
"보증금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청년들의 간절한 물음
최근 청년안심주택 경매 진행 사태가 불거지면서 입주자들 사이에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주말부터 '청년안심주택 입주자 보호 주말 현장상담소'를 잠실센트럴파크와 사당 코브(COVE) 2곳에 설치해 운영 중이다.
상담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열고,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청년주거안심센터장과 경매업무 담당 전문가, 관련 변호사 등이 직접 나서 피해신청 절차 안내와 법률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현장에서 직접 들은 청년들의 목소리
이날 오 시장은 상담소를 찾은 청년 임차인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이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보증금 문제와 반환 절차, 시기 등에 대한 세부적인 요구사항을 파악했다. 한 청년은 "언제쯤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가 가장 궁금하다"고 말했고, 다른 청년은 "선순위와 후순위에 따른 차이가 어떻게 되는지 명확히 알고 싶다"고 토로했다.
오 시장은 현장 전문가들에게 "더 이상 임차인들의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체계적인 상담을 지원해 임차인이 충분히 안심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대부분 주중에 청년들이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주말에 충분한 상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별 맞춤 상담으로 불안감 해소할 것"
오 시장은 "서울시가 앞장서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임차인들의 선순위, 후순위 등 사정이 각기 다른 만큼 개인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상담으로 불안감을 덜고 안심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법적 권리 확인이 보증금 회수의 핵심
청년안심주택 경매 상황에서 임차인들의 보증금 보호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
대항력은 임차인이 사는 집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힘으로, 새로운 임대인이 나타나도 내쫓을 수 없게 하는 보호장치다.
우선변제권은 임차주택이 경매 또는 공매되는 경우 임차주택의 환가대금에서 후순위권리자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를 말한다.
임차인이 보증금을 안전하게 회수하기 위해서는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전입신고를 마치고 임대차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실제로 주말 상담소 운영 첫날인 전날, 잠실센트럴파크는 134세대 중 20세대가, 사당 코브는 85세대 중 12세대가 상담을 받았다. 일상에 바쁜 청년들의 상황을 고려해 다음 주 주말에도 상담소 운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땜질식 처방'에 그치는 서울시 대책, 근본적 한계 드러내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일 임차인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은 시가 선지급하고, 후순위 임차인은 전세사기특별법에 따른 피해자로 인정돼 지원받을 수 있게 돕겠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선순위 임차인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모두 갖춘 경우로, 경매 배당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들의 보증금을 우선 지급한 후 경매 낙찰금에서 회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후순위 임차인은 대항력은 있지만 우선변제권이 없는 경우나, 두 권리 모두 갖추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이들은 전세사기특별법에 따른 피해자로 인정받을 경우 최대 2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단, 보증금 3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은 응급 처방에 불과하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 상담소는 심리적 안정과 정보 제공에 도움을 줄 뿐, 보증금 회수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선순위 임차인에 대한 보증금 선지급은 시 예산을 투입하는 임시 조치이며, 경매 낙찰금으로 전액 회수될지도 불확실하다.
특히, 대다수의 후순위 임차인은 전세사기특별법에 따른 피해자로 인정받아야만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실질적인 보증금 회수가 불투명하다.
"공공성 표방 사업의 허점... 제도 개선 시급"
청년안심주택은 서울시가 민간 사업자와 협력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하지만 일부 사업자의 재정난으로 경매가 진행되면서 공공성을 표방한 사업이 민간의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되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경·공매 완료된 피해자 6,130명 중 평균 회수율은 46.7%에 그치고 있어,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울시는 향후 청년안심주택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재정 건전성 검증을 강화하고, 임차인 보호 장치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년들의 주거 불안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의 실효성과 함께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 마련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