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자유 시민이다" 지령 내린 시위대⋯경찰이 개표소 앞 공권력 투입 망설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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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자유 시민이다" 지령 내린 시위대⋯경찰이 개표소 앞 공권력 투입 망설이는 이유

2026. 06. 18 11:4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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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업무 마비에도 14일째 대치 중인 잠실 개표소

경찰 "집회 아닌 자발적 시위라 강제 해산 어려워"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17일 참가자들이 게이트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 /연합뉴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2주째 접어들며 시민들의 답답함이 커지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촉구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같은 입장을 전했다. 체육계 인사들이 드나들어야 하는 사무실이 꽉 막히며 비품 반입조차 불가능한, 정상적인 업무가 마비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은 채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집회와 시위의 법적 차이⋯"주최자 없는 자발적 운집, 공권력 개입 부담"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행법상 개입할 근거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시위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집회'와 '시위'라는 단어를 혼용하고 있지만, 이 둘은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상 집회는 주최자가 존재하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소음 기준이나 진행 방식 등 법적 통제 장치도 명확하다.


반면 현재 잠실 개표소 앞 현장은 규격화된 집회가 아닌, 법적 통제망을 벗어난 시위에 가깝다.


1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민관기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은 "천 명이 모여 있어도 누군가를 통제할 주최자가 없는 자유 시민들의 자발적 움직임"이라며 "이것을 법적으로만 다룰 수 있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공권력이 투입되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명확한 통제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경찰이 길을 트려다 시민과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 신체적 부상 등 공권력 남용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시위 참가자들의 단체 채팅방에서는 "경찰에 붙잡히면 '난 시민이다'라고 둘러대라"는 식의 지령까지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업무방해 고발 들어오면 체포 영장 등 강제 수사 가능"


그렇다면 경찰이 합법적으로 개입할 방법은 없는 걸까. 해답은 '업무방해죄'에 있다.


민관기 위원장은 "가장 쉽게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체육회 쪽에서 그 사람들을 업무방해로 고발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발이 접수되면 경찰은 이를 근거로 해산을 명령할 수 있고, 불응 시 가담 정도에 따라 체포 영장을 발부받거나 현행범 체포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유승민 작가 역시 방송 인터뷰에서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힌 상황"이라며 "현재 참가자들의 신원을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수사기관의 인적 사항 파악은 녹록지 않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익명으로 조직된 대규모 군중을 개별적으로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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