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외도 알았지만 성격 차이로 이혼…추후 상간녀 소송에 불리할까?
남편 외도 알았지만 성격 차이로 이혼…추후 상간녀 소송에 불리할까?
변호사들 "조정조서에 이 문구 없으면 상간 소송 길 막힐 수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남편의 일방적인 이혼 요구로 별거를 시작했다. 순순히 협의이혼 서류까지 접수했지만, 그 후에야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됐다. 충격과 배신감도 잠시, A씨는 복잡한 계산을 시작했다.
이혼 후 재산분할 소송으로 또다시 고통받고 싶지 않았던 A씨는, 협의이혼 대신 법원의 중재로 합의 내용을 확정하는 '조정이혼'으로 방향을 틀었다. 마침 남편은 상간녀에게 빠져 이혼을 서두르는 상황. A씨는 이 기회를 활용해 재산분할 등에서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고, 이혼이 마무리된 뒤 상간녀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불안감이 가득했다. 외도 사실을 숨긴 채 성격 차이로 이혼하는 것이 과연 안전한 선택일까.
외도 숨기고 성격 차이 이혼…조정 자체가 무효될까?
A씨의 가장 큰 두려움은 '기망'을 이유로 조정이 무효가 될 가능성이다. 그러나 다수 변호사들은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베테랑 윤영석 변호사는 "조정이 성립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긴다"며 "외도 사실을 알고도 성격차이로 합의한 것은 기망이 아니므로, 상대방이 나중에 이를 이유로 조정 무효를 주장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정은 양측의 합의가 본질이므로, 유책 배우자인 남편이 동의한 이상 합의 내용의 효력은 견고하다는 것이다.
가장 치명적인 함정…'위자료 포기' 문구의 두 얼굴
진짜 함정은 위자료 조항에 숨어 있다. 조정조서에 "서로 위자료를 청구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들어갈 경우, 그 효력은 누구에게 미칠까.
변호사들은 이 문구가 배우자와 상간녀에게 각각 다른 효력을 갖는다고 분석했다. 먼저 배우자에 대해서는 족쇄가 된다. 법무법인 한일 이재희 변호사는 "위자료가 없다고 적으면 배우자에게는 (이혼과 관련해) 다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정조서의 합의 내용은 기판력을 가지므로, 한번 포기한 권리는 되살릴 수 없다는 의미다. 반면 상간녀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은 원칙적으로 살아있다.
법무법인 반향 정찬 변호사는 "조정이혼 시 위자료 청구 없음이라고 적었더라도, 그 합의는 배우자 사이에 한정된 것"이라며 "상간녀에 대한 별도의 손해배상청구는 여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부부간의 합의가 제3자인 상간녀에게까지 효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이다.
상간자 소송 지키는 마법의 문장은?
하지만 안심은 이르다. 상간자 소송마저 막힐 수 있는 지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포괄적 부제소 합의' 문구다.
만약 조정조서에 "이 사건과 관련하여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소송이나 청구를 제기하지 않는다"거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도 하지 않는다"는 식의 넓은 표현이 포함되면, 상간자 소송 길이 막힐 수 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변호사들은 '권리 유보' 조항을 제시했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위자료 및 제3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각자 유보한다'는 문구를 명시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상간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권리를 명확히 남겨두는 것이 핵심이다.
법무법인 승원 한승미 변호사는 "남편이 재산을 전부 넘겨주는 형태로 이혼할 경우, 상간녀 측에서 '자신이 지급할 위자료까지 남편이 대신 지급한 것'이라고 항변할 수 있다"며 조정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문구를 다듬을 것을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