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다리살이 퍽퍽살로, 700g이 500g으로…말없이 바꾼 교촌치킨, 법대로 따져보니
닭다리살이 퍽퍽살로, 700g이 500g으로…말없이 바꾼 교촌치킨, 법대로 따져보니
투명한 정보 제공 없으면 기만 행위

교촌치킨이 순살 메뉴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이고 닭가슴살을 섞었지만, 소비자에겐 고지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부드러운 닭다리살을 기대하고 교촌치킨 순살 메뉴를 시킨 소비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예전과 달리 퍽퍽한 닭가슴살이 섞여있고, 양도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가격은 그대로인데, 말없이 이뤄진 이런 변경은 단순한 레시피 조정일까, 아니면 소비자를 기만하는 꼼수 인상일까.
최근 교촌치킨은 순살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약 30% 줄였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닭다리살 대신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닭가슴살을 섞기 시작했고, 일부 메뉴는 소스를 붓으로 바르는 방식 대신 양념에 버무리는 방식으로 조리법까지 바꿨다. 하지만 이 같은 변경에 대해 교촌치킨은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소비자 기만인가, 합법적 가격 인상인가
핵심은 소비자를 속였는지 여부다. 이번 교촌치킨의 조치는 '표시광고법(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
표시광고법 제3조는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중요한 사실을 숨기거나 축소해 알리는 기만적인 표시·광고 행위를 금지한다. 소비자들은 같은 메뉴 이름이라면 기존과 동일한 양과 품질을 기대하는 것이 당연하다.
교촌치킨이 중량 감소나 핵심 재료 변경 같은 중요한 정보를 명확히 고지하지 않고 같은 이름으로 제품을 계속 팔았다면, 이는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기만 행위로 볼 수 있다.
물론 기업은 원가 상승 등 경영상의 이유로 제품의 양이나 품질을 조정할 권리가 있다. 가격을 직접 올리는 대신 양을 줄이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법적 판단의 저울추는 정보 제공 여부에 따라 기운다. 변경 사항을 소비자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고지했다면 합법적인 경영 판단 영역으로 볼 수 있지만, 이를 숨겼다면 소비자 기만에 무게가 실린다.
법적 책임과 소비자 구제 방법은
이번 사태가 법적 분쟁으로 번진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구제를 받을 수 있을까.
우선 표시광고법 위반이 인정되면, 피해를 본 소비자는 교촌치킨을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또한, 교촌치킨의 메뉴 설명이 일종의 계약 조건(약관)에 해당한다고 본다면, 중요한 변경 사항을 알리지 않은 것은 '약관규제법' 위반으로 볼 여지도 있다. 이 경우 소비자는 변경 전 메뉴의 품질과 양을 기준으로 계약 이행을 주장할 수도 있다.
결국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 판단도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대전제를 벗어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