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기로 우리집 대화 엿들은 아래층?...집주인까지 도청 도왔다면 공범 처리할 수 있을까?
도청기로 우리집 대화 엿들은 아래층?...집주인까지 도청 도왔다면 공범 처리할 수 있을까?
층간소음 항의하던 이웃, 대자보에 불법 녹음까지
건물주가 개인정보 넘겨준 정황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두 아이를 키우는 A씨는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아래층 이웃 B씨 때문에 4개월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B씨의 괴롭힘은 대자보를 붙이는 수준을 넘어, A씨의 사적인 대화를 도청하고 과거사까지 들춰내 허위로 신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A씨는 B씨의 범행에 건물 관리인이자 임대업자인 P씨가 깊이 관여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P씨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B씨에게 넘겨주고, 범행을 서로 공유하는 듯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A씨는 이웃 B씨의 도를 넘은 괴롭힘을 멈추게 하고, 그를 도운 것으로 보이는 건물주 P씨에게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네 집 천장에 합법적으로 달았다" 아랫집의 황당한 주장
A씨는 아래층 이웃 B씨로부터 6개월간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 B씨는 A씨에게 24통의 문자와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항의했고, 두 번에 걸쳐 A씨에 대한 비방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붙였다.
A씨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자, B씨는 더 심각한 행동에 나섰다. L씨는 자신의 집 천장에 도청기를 설치해 A씨와 지인의 대화를 녹음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B씨가 보낸 내용증명에는 A씨가 나눈 사적인 대화 내용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적혀 있었다.
B씨의 주장은 황당했다. A씨의 아버지가 B씨를 만나 "도청까지 해서 사람을 괴롭히면 되냐"고 따지자, B씨는 "내 집 안방에 합법적으로 달았는데 그게 죄냐"고 반문했다.
"내 집에 설치했으니 합법"?…'타인 간 대화' 몰래 녹음은 중범죄
B씨가 자신의 집에 도청기를 설치해 A씨의 대화를 녹음한 행위는 중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통신비밀보호법은 누구든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며 "이를 위반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만큼 법정형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 변호사는 "B씨가 자신의 안방에 기기를 설치했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목적이 타인의 사적인 대화를 엿듣기 위한 것이었다면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변호사들은 A씨가 확보한 증거들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B씨와 P씨의 혐의를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는 "감정적인 호소보다는 확보된 자료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 P씨가 제공한 정보가 어떻게 L씨의 범행에 사용되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고소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