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DM·카톡 욕설, 고소할 수 있나요? 처벌 가능성 따져보니
인스타그램 DM·카톡 욕설, 고소할 수 있나요? 처벌 가능성 따져보니
1대1 대화는 ‘공연성’ 없어 모욕죄 어렵지만
내용 따라 협박·스토킹죄 가능성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1대1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쏟아진 ‘찰진 욕설’에 밤잠을 설치고도, “처벌이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와 답답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단둘이 나눈 대화라는 이유로 법적 대응을 포기해야만 하는 걸까. 변호사들은 “상황에 따라 처벌이 가능할 수도 있다”며 다른 길을 제시했다.
모욕죄의 벽, ‘공연성’
변호사들은 원칙적으로 1대1 대화방에서의 욕설은 형법상 모욕죄(제311조)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모욕죄가 성립하기 위한 핵심 요건인 ‘공연성’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연성이란 불특정하거나 다수의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1대1 대화는 사적인 공간으로 간주된다.
법률사무소 유의 박성현 변호사는 “1대1 대화방에서의 단순 욕설은 공연성 요건이 없어 모욕죄나 명예훼손죄 성립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법원은 대화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1대1 대화라도 공연성을 인정한다. 욕설을 한 사람이 “상대방이 해당 내용을 타인에게 퍼뜨릴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욕설을 했다면 죄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대법원은 과거 “개인 블로그의 비공개 대화방에서 상대방으로부터 비밀을 지키겠다는 말을 듣고 대화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대화 내용이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을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07도8155 판결).
모욕죄 안 되면 끝? 다른 길 있어
단순 욕설이 아닌 내용이 포함됐다면 다른 죄목을 적용할 수 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단순한 욕설이라면 명예에 관한 죄는 성립하기 어렵다”면서도 “내용을 살펴 협박 등으로 볼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만약 욕설에 “죽여버리겠다”거나 신체에 해를 가하겠다는 표현이 포함됐다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
욕설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졌다면 스토킹 범죄도 될 수 있다. 김기윤 법률사무소의 김기윤 변호사는 “반복적으로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메시지를 보냈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나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표현이었다면 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으로 처벌될 수도 있다. 법무법인 신의의 박지영 변호사는 “상대방이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표현을 했다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형사처벌 안 돼도 ‘민사소송’은 가능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해서 모든 것을 체념할 필요는 없다. 변호사들은 ‘민사소송’을 통해 정신적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형사상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은 별개로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형사책임은 공연성 등 구성요건이 엄격하게 요구되지만, 민사책임은 상대방의 인격권을 침해하여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면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김기윤 변호사는 “욕설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며 “법원은 발언의 수위, 반복 여부, 당사자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욕설이 담긴 대화 내용을 캡처하는 등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