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규모 '법률가 올림픽' 열린다..."세계 유수 법률가 6천명 한 자리에"
최대 규모 '법률가 올림픽' 열린다..."세계 유수 법률가 6천명 한 자리에"
변호사업계 수년간 공들인 '2019 IBA 서울 총회' 유치
"많은 변호사들이 세계 흐름 읽고 해외 진출 발판 삼길"
"가시적 성과 매달리지 않고 회원 위한 밑거름 될 것"

이찬희 대한변협회장이 지난 19일, 로톡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 이민정 기자
석 달 앞으로 다가온 ‘2019 세계변호사협회(IBA) 서울 총회’.
행사 준비로 한창 바쁜 이찬희 제50대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이번 총회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내비쳤다.
그도 그럴 것이 총회 개최국의 지위는 아무에게나 덥석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법률가단체인 IBA는, 해마다 각국에서 총회를 개최하며 세계 법률시장의 흐름을 공유하고 변호사 간 네트워킹과 협력을 도모하고 있는데, 그 총회가 이번에 서울에서 개최되는 것이다.
이 협회장이 강조했다.
“9월 22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6일간 진행되는 이번 IBA 연차총회는, 변호사들의 올림픽이라고까지 말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입니다. 세계 유수의 법률가 몇천 명을 한 자리에서, 그것도 이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사진 이민정 기자
2015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총회, 2016년 미국 워싱턴 총회 때는 각각 6천 5백 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했고, 2014년 일본 도쿄 총회 때도 6천 명 가까운 세계 법률가들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번 서울 개최를 위해 지난 협회장 4-5대가 연이어 유치 노력을 기울여 오기도 했다. 세계를 무대로 뻗어가려는 국내 변호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발판을 마련해 주기란 쉽지 않다는 게 협회장들의 공통된 인식이었기 때문이다.
대를 이은 노력의 결실로, 48대 하창우 협회장 때 IBA 서울 유치가 확정됐다. 하지만 이전 정권에서 급격히 악화된 남북 관계로 인해 유치가 취소될 뻔한 위기도 있었다는 게 이 협회장의 설명이다.
49대 김현 협회장은 서울 유치 취소를 막기 위해 IBA를 안심시키고자 갖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당시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이던 이찬희 협회장도 바쁘기는 마찬가지였다.
전체 변호사의 70%가 회원으로 있는 가장 큰 지방변호사회장으로서, 협회장을 보조해 각국을 돌며 한국 법률가들의 우수함과 한국 개최 자신감을 적극 알린 것이다.
“IBA 서울 유치는 10년 넘도록 전체 변호사회가 가져온 큰 열망이기도 하고, 협회 차원에서 유치를 위해 기울인 노력도 상당히 컸기 때문에 이 행사를 개최하는 협회장이 된 것은 제 인생에서 손꼽을 만한 영광입니다. 더 많은 변호사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국제 흐름을 읽고 유수의 해외 법률가들과 교류하며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88 서울 올림픽'이 아시아의 한 작은 나라인 대한민국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것처럼, ‘변호사 올림픽’인 2019 IBA 서울 총회 또한 한국의 국가브랜드와 우리 법률가의 세계 속 위상을 몇 단계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초창기 변호사 위상 되찾으려면
직역 지키고 로스쿨 교육 정상화해야”

사진 이민정 기자
선거 기간 전국의 변호사 회원들이 그에게 가장 많이 당부한 것은 “변호사 위상 제고”였다. 국민들 보기에 변호사 위신이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초창기 정의의 대변자이자 국민 권익의 수호자였습니다. 법과 인권이 바닥에서 짓밟히는 어두운 시대상황에서도, 남다른 기개로 사회가 나아갈 길을 비추는 등대 같은 역할을 한 분들이 우리 변호사들의 선배입니다. 하지만 지금 국민 눈에 변호사들은 이익에만 연연하는 사람들, 서로 갈라져 싸우기만 하는 사람들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9천이 넘는 찬성표를 통해 선거 무산 위기를 깨고 그가 이번 협회장에 당선된 것도, 이러한 회원들의 강한 열망 때문이라고 그는 해석했다.
수장이 없어 힘이 한데 모아지지 않는 허술한 협회를 만들지 않겠다는 대다수 회원들의 의지가 그에 대한 전례 없는 지지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그래서 갈등과 비방 없이 화합의 장이 될 수 있었는지 모른다.
이 협회장은 변호사 위상 제고를 위해 먼저 전제될 것이 변호사 직역 수호 및 일자리 창출, 그리고 로스쿨 교육의 정상화라고 봤다.
직역 수호를 위한 그의 노력은 치열하다. 세무사, 변리사 등 직역에 소송대리권을 주려는 특혜법안이나 변호사들의 업무 영역에 한계를 긋는 부당한 처분 등에 적극 맞서고 있다.
이를 두고 타 직역 종사자들은 ‘밥그릇 싸움’이라고 비하하기도 하지만, 그는 “자기 권리를 수호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정당한 행위”라고 못 박았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는, 신규 진입 변호사들이 조금 더 다양한 진로를 고민해 주기를 당부했다. “변호사업계가 어렵다고들 하니까 신규 변호사들이 더 위축되어서, 기존 송무 영역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는 것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월수입 200만 원 이하인 변호사가 700명이 넘는다는 뉴스에 많은 변호사들이 놀랐습니다. 하지만 ‘변호사면 월 얼마 이상은 번다’라는 인식은 이제 깨어져야 합니다.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변호사가 2만 6천 명이면 그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이 형성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개인의 노력과 인식 변화가 수반되어야만 합니다.”
그는 로스쿨 교육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현재의 로스쿨 교육은 다양한 영역의 수많은 인재를 모아서 단순한 시험 기계로 만들어 내보낸다”는 것이다. 그는 “로스쿨이 모험 정신과 열정, 용기를 지니고 사회 전반에 흩어져 법치를 전파할 법률가들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상 촬영, 편집 이민정 기자
“가시적 성과에 매달리기보다
변호사회 발전에 밑거름 되고 터 닦는 일 하겠다”
2년 임기 동안 주력할 현안들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그는 손을 저었다. “보여주기식 목표 사업 리스트는 만들어 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협회장 자리는 2년이라는 짧은 기간 잠깐 앉았다가 일어나는 자리지 않느냐”며 기자에게 되물은 그는 “그 시간을 온전히 회원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쓰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협회장으로서의 소명의식을 분명히 보였다.

사진 이민정 기자
“이전의 여러 협회장님들이 회원들을 위해 애써주시고 노력해주신 덕분에 제가 이렇게 협회장직을 잘 수행할 수 있는 것처럼, 저 또한 다음 협회장님들이 여러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지금 터를 닦고 밑거름을 형성하는 일을 하겠습니다.”
그는 “욕심이 있다면 회원들 누구라도 ‘그때 이찬희 협회장이 잘 했지’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임기 동안 무엇보다도 회원들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