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성 바꾸고 싶은 새아빠…진짜 아빠 되려면 필요한 '친양자 입양'
아이 성 바꾸고 싶은 새아빠…진짜 아빠 되려면 필요한 '친양자 입양'
재혼 가정에서 친양자 입양, 가능한 조건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소개된 33살 여성 A씨의 사연은 많은 재혼 가정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혼전임신으로 서둘러 결혼했지만, 전 남편은 사소한 일에도 욕설과 폭력을 일삼았다.
"물잔을 건넬 때 두 손으로 안 준다는 이유로 때린 적도 있었죠. 저는 아이를 안은 채, 맞기도 했습니다"
A씨는 생후 5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왔다. 이혼 후 1년간은 그야말로 생존의 시간이었다. 낮에는 식당 서빙 아르바이트, 밤에는 아이 곁에서 울다 지쳐 잠들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만난 한 남자가 A씨의 인생을 바꿨다. 처음엔 망설였다. 아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저와 아이 모두 책임지고 싶다"고 했다.
재혼 후의 일상은 평범하지만 소중했다. 세 식구가 함께 밥을 먹고, 주말엔 나들이를 간다. A씨는 "평범한 일상이 이토록 고마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고민의 시작 "성과 본을 바꿨으면 좋겠어요"
행복한 재혼 생활 중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현재 남편이 아이를 진짜 자기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면서, 아이가 더 크기 전에 성과 본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 물어보니 과정이 굉장히 복잡하다고 한다. '친양자 입양'이라는 것을 해야 한다는데, 그게 일반 입양과 어떻게 다른지, 전남편과 연락을 해야 하는지 궁금했다.
친양자 입양, 완전한 가족이 되는 절차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이명인 변호사는 방송에서 친양자 입양 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친양자 입양 제도는 자녀의 복리를 위해 입양된 자녀를 법률상 완전한 친생자로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이는 2008년 1월 1일부터 새로 시행된 민법상의 특별 입양제도로, 기존의 일반 입양과 구별되는 제도다.
친양자 입양이 확정되면, 자녀는 양부모의 친생자와 동일한 법적 지위를 가지게 되며, 친생부모와의 친족관계 및 상속관계는 모두 끝난다. 또한 성과 본도 양부의 성과 본을 따르게 된다. 법적으로 완전한 친생자로서의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양자가 친생자와 동일한 조건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친양자 입양 제도의 취지다.
일반 입양과 무엇이 다를까
이명인 변호사는 일반 입양과 친양자 입양의 차이점을 4가지로 설명했다.
첫 번째는 입양이 성립되는 방식이다. 일반 입양은 부모끼리 협의만으로 성립되지만, 친양자 입양은 반드시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만 성립된다. 친양자 입양은 재판을 거쳐야 되는 조금 더 엄격한 절차라고 보면 된다.
두 번째는 성과 본이다. 일반 입양을 하면 자녀는 원래 친생부모의 성과 본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친양자 입양을 하면 양부의 성과 본으로 바뀐다.
세 번째는 친생부모와의 관계다. 일반 입양에서는 친생부모와의 관계는 유지된다. 예를 들어 친권은 바뀌지만 혈족 관계나 상속권 등은 유지되는데, 반면에 친양자 입양을 하면 친생부모와의 법적 관계는 완전히 종료된다. 양부모 쪽과만 새로운 법적 가족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마지막 네 번째는 입양의 효력이다. 일반 입양은 입양이 된 순간부터 양부모의 친생자와 동일한 지위를 얻지만, 친생부모와의 법적 관계는 일부 남아 있게 된다. 그러나 친양자 입양은 재판이 확정된 시점부터 혼인 중 출생한 자녀와 동일한 신분을 취득하고, 친생부모 쪽과는 법적 관계가 완전히 끝난다.
친양자 입양의 까다로운 조건들

친양자 입양을 하려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우선 친양자가 될 자녀는 미성년자여야 한다.
양부모의 요건도 까다롭다. 원칙적으로 3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가 공동으로 입양해야 한다. 단, 예외적으로 1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의 일방이 배우자의 친생자를 친양자로 입양하려는 경우에는 단독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이를 의붓자 입양을 위한 특례라고 한다. 혼인 중이란 법률혼만 해당하며, 사실혼 관계는 해당되지 않는다.
가장 복잡한 부분은 친생부모의 동의다. 원칙적으로 친생부모가 입양에 동의해야 한다. 다만, 친생부모가 친권상실 선고를 받았거나, 소재불명이나 의식불명 등으로 동의할 수 없는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의 입양승낙으로 진행할 수 있다. 만약 혼인 외의 자로서 생부의 인지를 받지 않은 경우에는 친권자인 어머니의 동의만으로 친양자 입양이 가능하다.
부담스럽다면 성과 본 변경부터
친양자 입양까지는 부담스럽거나 조금 더 신중히 고려하고 싶은 경우, 우선 성과 본만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민법 제781조 제6항에 따라 '자의 복리를 위하여 자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부, 모 또는 자의 청구에 의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성과 본을 변경할 수 있다.
가정법원에서는 성과 본 변경 허가청구가 접수되면, 부모 및 자녀(만 13세 이상인 경우 본인)의 의견을 듣고, 필요한 경우에는 이해관계인 심문이나 증인신문을 통해 의견을 확인한다. 따라서 보통은 일방 부모의 의사만으로 성과 본 변경이 허가되기는 어렵고, 자녀와 다른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와 복리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변호사 "아이 복리 최우선으로 판단할 것"
이 변호사는 A씨의 경우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배우자가 자녀를 내 아이처럼 키우겠다고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를 하고 있고, 실제로도 자녀를 사랑으로 보살피고 있는 상황이라면, 친양자 입양을 통해 법적 가족관계를 안정적으로 형성하는 것이 자녀의 복리에도 매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이가 아직 어린 시기라면, 성과 본을 일찍 변경하고 법적 가족관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향후 학교 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당장 친양자 입양까지는 부담스럽고 좀 더 시간을 두고 결정하고 싶다면, 우선 가정법원에 성·본 변경 허가 신청을 통해 성과 본만 먼저 변경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에도 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심사하기 때문에, 이번 사연과 같은 경우라면 성·본 변경 허가도 긍정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