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올려" 예고 없이 쑥…폴댄스 강사 손길에 툭 떨어진 수강생, 법원 판단은?
"더 올려" 예고 없이 쑥…폴댄스 강사 손길에 툭 떨어진 수강생, 법원 판단은?
법원 "CCTV 보니 밀어 올린 것"
사고 나흘 전에도 같은 상황 있었다

폴댄스 수강생 자세를 예고 없이 교정하다 추락 사고를 낸 학원 원장에게 법원이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셔터스톡
고난도 폴댄스 동작을 하던 수강생 자세를 예고 없이 교정하다 추락 사고를 낸 학원 원장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40대 여성 B씨는 경기 안산시의 한 폴댄스 학원에서 강습을 받고 있었다. 지난 2022년 8월 16일 오전 11시경, A씨는 폴에 겨드랑이와 몸통 측면 단 두 곳만 강하게 압박해 몸을 들어 올리는 고난도 동작인 일명 '요기니' 자세를 취하며 균형을 잡고 있었다.
이때 학원 원장이자 강사인 A씨가 다른 전문인 과정 수강생에게 시범을 보여달라며 B씨에게 다가왔다. A씨는 "더"라고 말하며 요기니 동작을 하던 B씨의 양 무릎 부위를 자신의 팔로 들어 올렸다.
사전 예고나 안전 조치 없이 가해진 갑작스러운 힘에 B씨는 자신의 발을 잡고 있던 손을 놓치며 중심을 잃었고,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져 어깨 부위를 강하게 부딪혔다.
이 사고로 B씨는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중상을 입었고, 결국 원장 A씨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에서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는 "개인 연습을 하던 피해자의 양쪽 무릎을 받쳐주기 위해 무릎에 손을 댄 것일 뿐 들어 올린 것이 아니므로 업무상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내가 손을 댄 것과 상관없이 피해자 스스로 자세가 흐트러져 중심을 잃고 떨어진 것이므로 상해 결과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법원 "받쳐준 게 아니라 밀어 올렸다"
하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강성대 판사는 현장 CCTV와 동료 수강생들의 진술을 토대로 A씨의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당시 현장에 같이 있던 수강생들이 "당시 피고인이 '더'라고 말하였다"고 작성한 진술서가 피해자 주장과 일치하는 점에 주목했다.
나아가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A씨가 몸을 아래로 약간 굽혔다가 위쪽으로 천천히 세우며 무릎을 밀어 올리려는 듯한 모습이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무릎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받쳐주려 하기보다는 다리를 더 높이 올리게 하기 위하여 무릎을 밀어 올리며 약하게나마 힘을 가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 조치 외면한 대가는 '벌금형 전과'
특히 재판부는 해당 동작의 위험성과 강사의 예측 가능성을 꼬집었다.
B씨는 사고 발생 불과 나흘 전에야 요기니 동작을 처음 배웠고, 당시 강습 과정에서도 A씨가 무릎에 손을 댔다가 B씨가 균형을 잃고 떨어질 뻔한 상황이 있었다.
재판부는 "아직 동작에 능숙하지 못한 피해자의 무릎을 들어 올리면 균형을 잃고 바닥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피고인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단순히 개인 연습을 하던 중 발생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다른 수강생에게 시범을 보여달라고 요청하고 자세를 교정하기 위해 몸에 손을 대었다가 발생한 것"이라며 "수강생이 다치지 않도록 안전하게 지도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폴댄스는 그 성격상 낙상 위험이 있음에도 피고인이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만연히 피해자 무릎을 밀어 올리는 행동을 하여 상해에 이르게 했고, 상해 정도가 가볍지 않다"면서도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종합했다"며 A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