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형제' 동생 결국 하늘로⋯아동학대 혐의 엄마는 처벌 수위 더 올라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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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형제' 동생 결국 하늘로⋯아동학대 혐의 엄마는 처벌 수위 더 올라갈까

2020. 10. 22 21:24 작성2020. 10. 23 10:20 수정
백승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bs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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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임된 채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불이 나 크게 다친 인천 초등학생 형제. 동생이 끝내 숨을 거뒀다. /그래픽 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초등학생 형제가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라면을 끓이다 집 안 전체에 불이 번져 크게 다친 '인천 형제 화재 사건'.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넘은 지난 21일,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잠시 의식이 돌아왔던 동생이 이날 새벽 사망했다는 것.


형제의 친모는 앞서 지난 8월부터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아동학대 혐의로 곧 재판을 받게 될 처지지만, 친모의 혐의에는 '동생의 죽음'에 대한 부분은 빠져있다. 아이가 죽기 전에 수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동생이 사망함에 따라 친모에게 적용되는 혐의가 달라지는 걸까. 만약 달라진다면, 이에 따라 친모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한 명은 사망, 한 명은 중상해⋯아동학대에서 '아동학대치사' '아동학대 중상해'로 기소될 수 있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에게 직접적인 폭력을 가하는 것뿐 아니라 방임하는 것 역시 '아동학대'다.


그래서 친모에게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가 적용됐다. 화재가 발생하기 이틀 전부터 집을 비월고, 아직 어린 형제가 스스로 식사를 챙기게 했고, 불을 다룰 때 위험할 수 있음에도 이를 내버려 둔 것에 책임을 물은 것이다.


하지만 동생의 사망으로 중대한 상황 변화가 생겼다. 변호사들은 "친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열렸다"고 내다봤다.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는 아동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형량이 매우 높다.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법률사무소 서담의 김영주 변호사는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로 이미 기소된 상황에서 피해아동이 사망한 경우라, 아동학대치사로 기소될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 역시 "아이들을 방치해 한 명이 사망했기 때문에 아동학대치사죄가 적용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방임 때문에 사망했다" 인과관계 인정될지는 찬반 갈려

다만, '인과관계'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엄마가 불을 직접적으로 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방임의 결과로 아이들이 손수 라면을 끓이게 된 상황에서, 불이 났고, 그 화재에 휘말려 형제가 크게 다쳤고, 그중에 동생이 사망한 경우다. 방임 → 라면 요리 시도 → 화재 발생 → 중상해 → 결국 사망이라는 연쇄가 지어진 셈이다.


인과관계의 연쇄가 길다보니,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 책임을 친모에게 물릴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에 대해 김영주 변호사는 "형법에서는 인과관계를 넓게 인정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인정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가정에서 어린아이들이 물을 끓이는 행동을 할 때 화재의 위험성은 늘 있다"며 "아이들이 방임에서 벗어나고자 한 행동이 화재로 이어졌다면 방임, 즉 학대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법률사무소 서담의 김영주,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 법무법인 오킴스의 이채승 변호사. /로톡 DB
(왼쪽부터) 법률사무소 서담의 김영주,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 법무법인 오킴스의 이채승 변호사. /로톡 DB


반면 박지영 변호사는 "친모가 아동의 사망까지 예측했다고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이런 '예측 가능성'이 인정될지 여부에 따라 처벌이 달라질 것"이라고 봤다. 친모가 아이들을 방치하면서 "이러다가 사고가 나 아이들 목숨이 위험할 수 있겠다"고 예측할 수 있었다면 사망의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어렵다는 취지다.


박 변호사는 "아이들이 평소에 얼마나 가스 불을 이용했는지, (과거에) 화재가 발생할 뻔했던 적은 없는지 등을 수사기관이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대치사 인정되면 '3년 이상의 실형' 받을 가능성⋯기존 혐의 적용돼도 사망 사실이 영향 미칠 듯

만약 인과관계가 인정돼 친모에게 아동학대치사가 적용되면 처벌은 한층 무거워진다. 김영주 변호사는 "학대치사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적어도 3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예측했다.


만에 하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변호사들은 "재판부에서 양형에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생이 사망하지 않았을 때의 비해서, 선고 형량이 무거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오킴스의 이채승 변호사는 "기존 혐의에 대해서만 재판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아동의 사망 결과가 형을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 영향은 아동학대치사가 적용될 때에 비해서는 제한적이다. 이 변호사는 "핵심적인 형벌 가중적 양형 사유로 삼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동의 사망 결과는 공소 제기되지 않은 사실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대법원은 "증명력을 갖추지 않은 증거에 의해 증명되지 않은 점을 핵심적인 형벌가중적 양형요소로 삼아 형을 정한 것을 죄형 균형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판결(2008도1816)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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