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등 대형 유통업체 수수료 실태 공개…'직매입' 구조 속 부수입 2조 원대
쿠팡 등 대형 유통업체 수수료 실태 공개…'직매입' 구조 속 부수입 2조 원대
공정위, 8개 업태 40개 브랜드 조사 결과 발표
납품업체 추가 비용 부담 여전

쿠팡 물류센터 풍경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25일 공개한 ‘유통업태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납품업체로부터 판매촉진비와 판매장려금 명목으로 약 2조 3,424억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쿠팡의 전체 직매입 거래액인 24조 6,953억 원의 9.48%에 해당하는 규모다.
쿠팡은 2023년 6월부터 소매 거래를 100% 직매입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직매입은 유통업체가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며 마진을 남기는 구조지만, 쿠팡은 이와 별도로 광고·홍보비 등 판촉비로 1조 4,212억 원을, 판매장려금으로 약 9,211억 원을 수취했다. 쿠팡의 판매장려금 비율(3.73%)은 온라인쇼핑몰 평균인 3.5%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른 유통 업태에서도 납품업체의 부담은 확인됐다. 면세점의 실질수수료율은 43.2%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았으며, TV홈쇼핑(27.7%), 백화점(19.1%), 대형마트(16.6%)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올리브영은 온라인 쇼핑몰 수수료율이 23.52%, 오프라인 전문판매점 수수료율이 27.0%에 달해 동종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납품업체의 규모에 따른 차별적 대우도 나타났다. 중소·중견기업에 적용되는 실질 수수료율은 대기업보다 평균 3.2%p 높았으며, 온라인 쇼핑몰 분야에서는 그 격차가 6.2%p까지 벌어졌다. 또한 올리브영은 납품업체의 90% 이상으로부터 거래액의 3% 내외를 정보제공수수료로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과거 대법원은 유통업체가 마진 목표 미달을 이유로 납품대금을 감액하고 사후에 판매장려금 계약을 체결한 행위에 대해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을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8두65071 판결). 쿠팡 또한 과거 서면 약정 없이 판촉비를 분담시킨 행위로 시정명령을 받은 전례가 있다(서울고등법원 2019. 9. 5. 선고 2018누63428 판결).
'대규모유통업법'상 판매장려금 및 판촉비 수취의 적법성 쟁점
유통업체가 직매입 거래를 통해 판매 마진을 확보하면서 추가로 장려금과 판촉비를 받는 행위는 대규모유통업법의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법적 쟁점을 검토한다.
먼저 판매장려금의 합리적 범위다. 대규모유통업법 제15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경제적 이익을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며, 판매장려금은 연간거래 기본계약에 명시된 범위 내에서만 허용된다. 직매입 구조에서 이미 이윤을 확보했음에도 평균 이상의 장려금을 받는 것이 '해당 거래 분야의 합리적 범위'를 초과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두 번째는 판매촉진비용의 부당 전가 여부다. 대규모유통업법 제11조는 판촉 행위로 인해 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가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이익의 비율에 따라 비용을 분담하도록 규정한다. 직매입 거래에서는 상품 판매 수익이 일차적으로 유통업체에 귀속되므로, 납품업체에 과도한 판촉비를 부담시키는 것은 법 위반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는 거래상 지위 남용 및 차별적 취급이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거나, 타 업체보다 높은 정보제공수수료를 수취하는 행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불공정거래행위 중 '차별적 취급'에 해당할 수 있다. 특히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강제적으로 이익 제공을 요구했다면 법적 제재 대상이다.
과거 홈플러스 사건(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8두65071 판결)에서 법원은 판매 촉진 목적과 무관한 장려금 수취를 부당한 대금 감액으로 보았다. 또한 쿠팡 사건(서울고등법원 2019. 9. 5. 선고 2018누63428 판결)에서는 판촉 비용 분담 시 사전에 서면 약정을 체결하지 않은 절차적 흠결을 지적하며 시정명령의 정당성을 인정한 바 있다.
공정위 모니터링 강화와 납품업체의 법적 권리 구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방침이다.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등 행정적 제재가 뒤따르게 된다.
납품업체는 부당한 경제적 이익 제공 요구를 받았을 때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거나 공정위에 신고함으로써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다. 대규모유통업법 제18조는 신고를 이유로 한 보복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법적 대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방지하고 있다.
또한 민사상으로는 부당하게 지급한 장려금 등에 대해 '부당이득반환 청구'나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유통 시장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공정위의 법 집행과 납품업체의 적극적인 권리 행사가 병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