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들어온 축의금으로 산 차니까 내 것" 이혼 앞둔 남편의 주장은 통할까?
"나한테 들어온 축의금으로 산 차니까 내 것" 이혼 앞둔 남편의 주장은 통할까?
남편 축의금으로 산 자동차, 아내 기여도 인정되면 '공동재산'으로 분할 대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 생활의 마침표를 찍기로 한 A씨. 남편과 재산 문제를 정리하던 중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남편이 결혼식 축의금으로 구매한 자동차는 온전히 자기 소유라며 한 푼도 나눠줄 수 없다고 버티는 것이다. A씨의 축의금은 모두 생활비와 대출 상환에 사용됐는데도 말이다.
A씨의 남편은 "내 손님들이 낸 축의금으로 산 차이니 내 특유재산"이라며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과연 법적으로도 남편의 주장은 타당할까.
변호사 6인 만장일치 "자동차, 재산분할 대상 맞다"
변호사들은 남편의 주장이 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변호사들은 모두 "축의금으로 구매한 차량이라도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는 데 만장일치 의견을 냈다.
법무법인 창세의 장혜원 변호사는 "축의금 자체는 원칙적으로 부부 공동생활을 위한 비용으로 보아 개인의 특유재산으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혼인 중 부부에게 들어온 돈은 누구의 손님인지 따지기보다 부부 공동의 재산으로 보는 것이 법원의 일반적인 시각이라는 설명이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장휘일 변호사 역시 "차량 명의가 누구든 관계없이 실질적인 기여와 사용 목적이 중요하다"며 "남편 단독 재산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아내의 '보이지 않는 기여'도 법원은 인정한다
특히 변호사들은 A씨의 축의금이 생활비와 대출금 상환에 쓰였다는 점을 중요하게 봤다. 이는 남편의 재산이 유지되고 늘어나는 데 A씨가 간접적으로 기여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A씨의 축의금 전부가 생활비와 대출을 갚는 데 사용되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이는 남편의 재산 유지 및 증가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만약 A씨의 돈이 없었다면, 남편은 축의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해야 해 차를 사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민법은 이혼 시 재산분할의 대상을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으로 규정한다. 여기서 '협력'은 맞벌이는 물론, 가사노동이나 육아 등 간접적인 기여까지 폭넓게 인정된다. A씨의 사례처럼 본인 돈을 가계에 보탠 행위는 당연히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로 평가받는다.
소송 전 '조정' 절차로 원만히 해결할 수도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차량의 현재 시가를 평가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분할 비율은 혼인 기간, 부부의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변호사들은 무조건 소송으로 가기보다는 먼저 합리적인 분할안을 제시하며 협의를 시도하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노경희의 노경희 변호사는 "당사자 간 원만한 합의를 전제로 가정법원의 '이혼조정' 절차를 통하면 조속히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의 조정 결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어, 이후 같은 문제로 다시 다툴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