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빚 42억 상속 않고, 죽은 회사 채권 51억 살려낸 조국 一家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부친 빚 42억 상속 않고, 죽은 회사 채권 51억 살려낸 조국 一家

2019. 08. 19 19:40 작성
김주미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oomi@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후보자 측 “회사 청산 당시에는 빚 없었다” 해명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건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40억원대 채무(債務)는 갚지 않으면서 50억원대 채권(債權)은 챙겼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갚아야 할 빚은 갚지 않고, 받을 가능성이 있는 권리는 어떻게 해서든 확보한 셈이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의 부친은 지난 1996년 학교법인 웅동학원 이사장을 지낼 당시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건설회사 고려종합건설에 16억원대 공사를 발주한다. 웅동중학교 새교사 신축과 관련한 토목 공사였다. 조 이사장은 이 공사를 다시 고려시티개발이라는 회사에 하도급을 줬는데, 하도급 회사의 대표는 조 후보자 동생이었다.


공사는 이뤄졌지만 공사대금은 지급되지 않았다. 부친이 운영하던 고려종합건설이 1997년 IMF 사태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부도를 냈기 때문이다. 이 빚은 대출 보증을 섰던 기술보증신용기금(기보)이 대신 갚았다.


이후 기보는 연대보증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했다. 연대보증인에는 조 후보자 모친과 동생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은 조 후보자 부친이 사망한 시점인 2013년까지도 채무를 갚지 않았는데, 그 금액은 이자를 포함해 42억까지 불어났다.


한정승인 통해 합법적으로 벗은 채무의 굴레

우리 법에는 채무가 있는 사람이 사망하면 아들 등 상속인에게 상속재산을 넘는 채무가 가지 않도록 하는 제도가 있다. 한정승인제다. 이 덕에 조 후보자의 모친 및 동생은 후보자 부친이 사망함과 동시에 합법적으로 채무에서 벗어났다. 이들이 면한 채무는 기보, 즉 국가가 대신 짊어지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하나 강신업 변호사는 “(조 후보자가) 적극적으로 이러한 흐름을 처음부터 의도했을 거라고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1999년부터 10년간 웅동학원의 이사를 맡았던 조국 후보자가 이 정도의 가족 간 채무 관계를 몰랐다고 하는 건 설득력 없다”고 했다.


강 변호사는 “한정승인이라는 가족법 제도는 그 자체로 타당한 입법목적을 갖고 있다"며 "이 제도를 통하여 상속인들이 채무를 면했다고 해서 무조건 비판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죽은 회사 채권 소생시켜 넘겨받았다는 의혹

논란은 채무를 면탈한 데서 그치지 않는다. 조 후보자 동생은 2005년 고려시티개발을 청산한 후 다음 해 새로이 코바씨앤디라는 건설사를 설립하는데, 이 코바씨앤디가 웅동학원에 대한 고려시티개발의 공사대금 채권 52억을 양도받았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코바씨앤디는 2005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웅동학원에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피고 웅동학원은 변론을 포기했다. 코바씨앤디가 승소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이에 대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비난했다. 그는 “일가가 교묘히 법망을 활용하여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라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주 의원은 나아가 “2005년 청산절차를 마쳐 사망신고가 된 고려시티개발의 공사금 채권을 2006년 10월 20일 코바씨앤디가 양도받았다는 것은 허위”라면서 “두 차례나 위조서류로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소송사기죄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창현 교수(형사법)는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후보자의 동생이 소송사기죄에 해당할 확률이 높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 교수는 “여당이 연좌제라며 맞대응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동생의 범죄가 그대로 조 후보자의 허물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 “그래도 (후보자 동생이)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있는 친형에게 법률문제에 대해 아무런 자문과 의견을 구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후보자 측 해명 “청산 당시 채무 없었다”

이 논란에 대해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19일 오후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냈다. 고려시티개발이 청산절차를 진행할 당시 회사가 존재하고 있었고, 2006년의 채권 양도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조 후보 측은 “고려시티개발은 청산 당시 채무가 없었다”며 ‘후보자 동생이 부친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회사를 청산하고 새 법인을 설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부정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예화의 김대광 변호사는 “법적으로 법인격과 대표이사 개인의 인격은 별개이기 때문에 청산절차 당시 채무가 없었다는 해명에 문제 삼을 부분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법적으로는 채권과 채무의 상대방이나 원인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후일 후보자 동생이 채무를 한정승인한 것과 후보자의 회사가 청산절차를 밟은 것을 법적으로 연결 짓는 건 무리”라는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거액의 채무가 국가로 떠넘겨졌다는 점에서, 법률 전문가로서 후보자가 일의 진행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