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크해도 없길래 방 보여주려고…" 마스터키로 문 연 집주인, 명백한 '주거침입'입니다
"노크해도 없길래 방 보여주려고…" 마스터키로 문 연 집주인, 명백한 '주거침입'입니다
내 집이라도 마음대로 못 들어간다
법원 "불안감 조성이면 유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이사철이나 새 학기를 앞두고 "비밀번호를 바꿔도 관리실 마스터키로 열린다는데 방법이 없느냐"는 우려 섞인 글이 쏟아진다. 실제로 요즘 사용하는 디지털 도어록의 경우, 세입자가 비밀번호를 변경해도 마스터키로는 다 열고 들어갈 수 있다.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유승민 작가는 마스터키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서 항상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스앤유 법률사무소 김학재 변호사는 방송에서 "사실은 임대인이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그냥 다른 일 하고 있는데 무턱대고 문 열고 들어오는 경우도 많긴 하다"고 현장의 실태를 전했다.
집주인들이 남의 방문을 여는 핑계는 다양하다. 김학재 변호사는 "어떻게 사는지 보는 사람도 있고, 집을 잘 쓰고 있는지, 아니면 고치러 왔다고 하면서 말도 안 하고 문을 열고 고치러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대차 기간이 종료될 쯤에는 다른 사람 보여 준다고 하면서 그냥 노크만 하고 아무도 없는 거 같으면 마스터키 쓰고 열고 들어가는 경우가 꽤 많아서 문제는 많이 된다"고 덧붙였다.
"동거하냐" 사생활 감시까지… 법원 "불안감 조성, 주거침입 맞다"
법적으로 세입자의 허락 없이 집에 들어가면 주거침입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집주인이 마스터키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줘서 들어가게 했다면 '주거침입 방조죄'가 성립될 수 있다.
하지만 오랜 관행이거나, 고령의 임대인이라서 이것이 위법인지 모르는 경우도 존재한다. 내 집이라는 권리 의식 때문에 주거침입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누수 수리를 해야 할 때도 원칙적으로는 임차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아무 때나 들어가서 고치고 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몰래 들어갔다가 다른 사람의 짐을 발견하고는 세입자에게 "혹시 동거하냐"고 캐묻는 황당한 사례도 있다.
반려동물 사육이나 동거 여부는 임대차 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 있는데, 이를 확인할 길이 없다 보니 마스터키를 악용해 몰래 확인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법원은 집주인들의 이런 행동을 받아들여 줄까. 유승민 작가가 실제 판례를 살펴본 결과, 혼자 사는지 확인하려 했거나, 연락이 안 돼서 확인하러 갔거나, 임대차 기간이 끝나가 집 상태를 확인하려 했다는 등의 명분으로 마스터키를 사용한 경우 대부분 주거침입으로 처벌받았다.
집주인의 의도가 아무리 가벼웠다 하더라도, 당하는 사람에게는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는 행위로 보기 때문이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 '문자 메시지'
다만 주거침입은 고의성을 따지는 범죄이기 때문에 무조건 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세입자가 미리 예방 조치를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다.
김학재 변호사는 "제일 좋은 거는 임대인한테 미리 말해 두는 게 제일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나 없을 때는 절대 들어오면 안 된다. 들어오면 주거침입으로 문제될 수 있다' 이렇게 문자라도 남겨 놓으면 그런 행동을 했을 때 주거침입으로 처벌될 확률이 굉장히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명확한 기록을 남기면, 법의 테두리를 헷갈려 하던 집주인 측에서도 이를 범죄로 확실히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리적인 시건장치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도 확실한 예방 방법이지만, 문에 자국이 남을 수 있어 원칙적으로 임대인의 동의를 먼저 받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집을 임대한 이상, 집주인이라 하더라도 마스터키는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마스터키 사용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상황은 화재가 발생하거나 생명이 위독한 경우처럼, 경찰이나 소방관이 문을 부수고 들어가도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긴급한 상황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