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앞에서도 "벌금만 내면 된다"며 사람 때린 남성⋯그를 이렇게 만든 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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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앞에서도 "벌금만 내면 된다"며 사람 때린 남성⋯그를 이렇게 만든 건 법이다

2021. 03. 10 18:36 작성2021. 03. 10 18:39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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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한 경찰 앞에서도 "범행 저질러도 벌금만 물면 된다"며 상인 때린 경비원

상해, 폭행 등의 전과 수두룩⋯수사기관 및 법원에서 선처

재판부 "재범 가능성 높다"면서도 양형기준보다 낮은 징역 8개월 실형 선고

상가의 안전을 관리하는 경비원. 하지만 그는 오히려 상인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였다. /셔터스톡⋅그래픽 및 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수도권 한 상가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A씨. 상가의 안전을 관리하는 그는 오히려 상인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였다.


그의 첫 난동은 지난 2016년 8월이었다. 자신의 키보다도 훨씬 큰 대나무 작대기를 들고 한 상인을 향해 "죽여버린다"며 위협하다가 넘어뜨린 사건이었다. 보통의 경우라면 경비 일을 그만둬야 할 법한 일이었다. 상인들도 더이상 그를 신뢰하지 않았지만 A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일했다.


그러던 중 또다시 폭행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A씨는 사소한 일로 상인 B씨와 말다툼을 벌였고 감정이 격해진 경비원 A씨는 B씨의 멱살을 잡아 흔들고 손바닥으로 머리를 때렸다. 이로 인해 목 주위를 심하게 다친 B씨는 음식을 삼킬 수 없을 정도의 통증에 시달렸다.


결국 B씨는 A씨를 고소했다. 하지만 A씨는 반성은커녕 우연히 마주친 B씨에게 "그걸 고소하냐" "죽을래?"라며 폭언과 함께 또다시 B씨를 폭행했다.


특수협박, 특수재물손괴 등⋯흉기 이용한 범죄 서슴치 않았지만 모두 선처

경비원 A씨는 경찰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심지어 경찰이 출동해있는 상태였는데도 아랑곳없이 B씨를 폭행했다. "벌금만 물면 된다"는 말과 함께였다.


그는 그야말로 상가의 무법자였다.


그가 수사기관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이유는 무엇일까.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그의 과거 행적에 정답이 있었다. 그에겐 다양한 전과가 있었다.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죄목들이었다. 특수협박(범행 당시 폭처법상 흉기등협박), 특수건조물침입, 특수재물손괴 등. 범죄 혐의에 '특수'가 붙었다는 것은 범행 당시 흉기를 사용했다는 의미다.


이 모든 죄는 수사기관과 법원의 선처로 끝이 났다. 하지만 실제 그의 범행을 들여다보면 피해자들에게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신변 비관을 이유로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 세 명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기도 했고, 무단으로 한 건물에 침입해 이유 없이 쇠꼬챙이로 유리창 8장을 깨트리기도 했다. 또한 별도의 폭행 사건으로 입건되기도 했지만 모두 집행유예 또는 약식명령에 그쳤다.


이렇게 범죄를 저질러도 제대로 된 처벌은 받지 않았다. 집행유예 중 범죄를 저질러도 금방 풀려나고 벌금으로 끝이 나면서 그는 점점 법을 우습게 알기 시작했다. '처벌이 약하니 또 범죄를 저질러도 된다'는 식으로 이해했던 것이다.


범행 전력을 가진 A씨가 경비원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도 의문이었다. (사)한국경비협회 관계자는 로톡뉴스와의 통화에서 "경비업체는 경비업법에 따라 경비원을 채용할 때 경찰서에서 범죄경력조회를 하는데, 전과가 있으면 채용하지 않는다"며 "상가의 건물주가 경비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고용한 경우 이러한 의무가 없다"고 했다.


경비업체는 경비원을 필요로 하는 곳에 경비원을 연결 시켜준다. 이때 전과가 있는 사람은 경비업체에서 거른다. 하지만 건물주가 개인적으로 경비원을 채용했을 때는 이를 막을 수 없다는 취지다. A씨가 여러 범행 전력에도 경비원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선처해도 다시 범죄 저지를 확률 높다" 판단했지만, 양형기준보다 낮게 선고 '또 선처'

법의 자비에 뒤에 숨어 있던 A씨. 이번엔 선처받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재판에서 A씨는 B씨에 대한 △보복폭행 △상해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제2형사부(재판장 송중호 부장판사)는 "A씨는 수사당국과 재판부의 계속된 선처로 징역형에 이르지 않고 반복적으로 벌금형에 그치자 B씨에 대한 범행에 이르렀다"며 "동종 폭력범죄에 대한 재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형사사법절차와 제도를 매우 경시하고 있어 죄질이 불량하다"며 "A씨로부터 이 사회를 보호할 형사사법절차 밖의 억지 수단도 보이지 않는다"고 판결문에 썼다.


다시 선처를 한다면 앞으로 발생할 A씨의 범행을 막을 수 없다는 의미였다.


다만 △B씨의 상해가 중하지 않고 △피해자가 A씨의 직위를 무시하는 듯한 말을 한 점 등은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이는 대법원이 정한 양형기준보다 낮은 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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