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뒤가 더 위험했다… 이별 폭력, 접근금지는 어떻게 신청하나?
헤어진 뒤가 더 위험했다… 이별 폭력, 접근금지는 어떻게 신청하나?
이혼·별거 겪은 여성 59.6%가 배우자·파트너 폭력 피해
피해자 10명 중 8명은 어디에도 알리지 않았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관계가 끝난 뒤가 더 위험했다. 성평등가족부가 30일 발표한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다.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9077명을 대상으로 3년마다 실시하는 조사다.
이혼·별거·동거 종료를 경험한 사람의 50%가 배우자나 파트너에게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중 하나 이상을 겪었다. 여성만 보면 59.6%다.
평생에 걸친 폭력 피해율 14.4%(여성 17.2%)와 비교하면 3배가 넘는다.
이별 전후에 몰린 스토킹
스토킹까지 포함한 여성의 '이별 폭력' 피해율은 60.5%였다. 이 가운데 이별 전후 스토킹 피해율은 29.1%다. 이별 폭력을 겪은 여성 중 절반 가까이가 스토킹까지 당했다는 의미다.
유형별로는 직접 찾아오거나 접촉을 시도하는 '물리접근형'이 26.8%, 문자·SNS로 접근하고 GPS로 위치를 쫓는 '기술매개형'이 13.7%였다. 두 유형을 모두 겪은 사람도 10.6%였다.
대응은 뒷걸음질쳤다. 폭력이 발생했을 때 '별다른 대응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응답이 68.5%로, 2022년 조사(53.3%)보다 15.2%포인트 늘었다.
이유로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가 36.3%로 가장 많았다. '창피하고 자존심 상해서'라는 응답은 14.9%에서 31.4%로 2배 이상 뛰었다.
폭력을 겪은 사람의 80.9%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경찰에 알린 사람은 1.1%에 그쳤다.
이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처벌된다
상대 의사에 반해 반복적으로 접근하거나 연락해 불안과 공포를 일으키면 스토킹처벌법이 적용된다.
집이나 직장 앞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전화·문자·SNS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계속 연락하는 행위가 모두 스토킹 행위에 포함된다. 조사에서 드러난 '기술매개형' 중 문자·SNS 접근이 여기에 해당한다.
스토킹 범죄는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된다. 흉기를 지니거나 이용했다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무거워진다.
가장 큰 변화는 2023년 개정이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이 삭제됐다. 가해자가 합의를 요구하며 피해자를 다시 압박하던 통로가 막힌 것이다.
재판이 끝나기 전에 가해자를 떼어놓는 장치도 있다. 법원의 잠정조치는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문자 등 연락금지, 유치장·구치소 유치를 명할 수 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가능하다.
접근금지·연락금지 잠정조치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별도 처벌된다. 부착된 전자장치를 훼손하는 등 효용을 해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더 무겁다.
경찰이 현장에서 내리는 긴급응급조치를 어겨도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배우자나 가족 사이에서 벌어진 폭력이라면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른 임시조치도 함께 검토된다.
이별 후 접근이 시작됐다면 이렇게 하세요
기록부터 남겨야 한다. 문자와 SNS 메시지는 지우지 말고 캡처해둔다. 집 앞이나 직장에서 마주친 날짜와 시간을 따로 메모하고, 건물 CCTV가 있다면 보존을 요청해야 한다.
스토킹은 반복성이 요건이라 날짜별 기록이 곧 증거가 된다.
112에 신고하면 경찰은 현장에서 접근금지와 연락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긴급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 더 강한 잠정조치는 검사 청구로 법원이 결정한다.
신변보호 또한 요청할 수 있다. 위험도에 따라 스마트워치 지급, 주거지 주변 순찰 강화, 안전숙소 제공 같은 보호조치가 마련돼 있다.
상담 창구는 24시간 열려 있다. 여성긴급전화 1366에서 상담과 긴급 보호를 안내받을 수 있고, 성폭력이 있었다면 해바라기센터에서 상담·의료·수사 지원을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다.
성평등가족부는 스토킹 잠정조치 기간 연장, 고위험 피해자 민간경호와 지능형 CCTV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체적·성적 폭력에 이르지 않는 지배·통제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도 법무부와 협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