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처럼 설탕에도 세금을?... 이 대통령의 달콤한 전쟁 '설탕세', 법적 문턱 넘을까
담배처럼 설탕에도 세금을?... 이 대통령의 달콤한 전쟁 '설탕세', 법적 문턱 넘을까
이재명 대통령 "설탕 부담금으로 공공의료 강화"
국민 80% 찬성 여론 등 업고 제안
법조계 "헌법상 도입 가능하지만, 별도 입법 필수적"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설탕을 살펴보는 시민 모습. /연합뉴스
우리가 마시는 콜라 한 캔에 '죄악세(Sin Tax)'가 붙는 시대가 올까. 이재명 대통령이 담배처럼 설탕에도 부담금을 부과해 국민 건강을 챙기자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을 제안하면서, 식탁 물가와 공공의료 재원을 둘러싼 논쟁에 불이 붙었다.
"국민 건강을 위한 쓴약"이라는 찬성론과 "서민 지갑을 터는 꼼수 증세"라는 반론이 맞서는 가운데, 과연 이 제안이 대한민국 법 체계 안에서 현실화될 수 있을지 꼼꼼히 따져봤다.
"설탕 줄여 의료 강화"... 대통령의 승부수

28일, 이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화두를 던졌다.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을 억제하고,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이었다.
이 대통령은 '국민 80%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한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명분을 강화했다. 실제로 영국은 2018년부터 설탕 함량에 따라 음료에 세금을 매기고 있고, 프랑스 역시 2012년부터 유사한 제도를 운용 중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단맛에 대한 청구서가 발부되고 있는 셈이다.
'세금'이냐 '부담금'이냐... 입법의 갈림길
하지만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당장 설탕 값을 올릴 수는 없다. 우리 헌법 제38조와 제59조가 규정한 '조세법률주의' 때문이다. 세금을 걷으려면 반드시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개별소비세법'에는 설탕이나 당류 함유 식품이 과세 대상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 따라서 설탕세를 도입하려면 ▲개별소비세법을 개정해 과세 대상을 추가하거나 ▲'당류 부담금법' 같은 특별법을 만들거나 ▲국민건강증진법을 고쳐 담배처럼 부담금을 신설해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조세보다는 부담금 형식이 유력하다고 본다. 담배에 붙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처럼, 거둔 돈을 "공공의료 강화"라는 특정 목적에만 쓰도록 강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조세 저항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해외는 하는데 우리는? 법적 실현 가능성은
그렇다면 한국형 설탕세, 법적으로 실현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은 높다.
일각에서는 "왜 설탕만 문제 삼느냐"며 '조세평등주의' 위반을 걱정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법적 제재가 위반 행위에 대한 책임과 관련이 있다면 정당하다고 본다.
설탕 과다 섭취가 건강에 해롭다는 의학적 근거가 명확한 만큼, 설탕을 과세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는 합리적인 차별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설탕 섭취 자체를 금지하는 게 아니라 경제적 부담을 조금 더 지게 하는 수준이라면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공익이 더 크다고 판단될 확률이 높다.
이미 영국은 음료 100ml당 설탕 5g 이상이면 리터당 18펜스(약 300원)를 부과하고 있고, 프랑스도 함량에 비례해 세금을 매긴다. 우리나라도 담배소비세와 건강증진부담금이라는 확실한 입법 선례가 있어 법적 체계 구축은 어렵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꼼수 증세' 논란... 넘어야 할 산
문제는 디테일이다. 설탕은 담배와 달리 빵, 과자, 음료 등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들어간다. 해외처럼 음료에만 한정할지, 모든 가공식품으로 확대할지 정하는 과정에서 식품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한 우회 증세"라는 비판에 대해 "국민 건강권 문제와 재투자 재원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법적으로도 사용 목적이 뚜렷한 '목적세'나 '부담금'으로 설계된다면, 단순 세수 확보용이라는 비판은 법리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