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투기 직원의 땅 소유권 박탈? 가족한테 팔아도 문제없는데 실효성 있을까요
LH 투기 직원의 땅 소유권 박탈? 가족한테 팔아도 문제없는데 실효성 있을까요
LH 직원 땅 투기 사태에 칼 빼든 정부⋯첫 재발방지 대책 중 하나로 '농지 강제처분'
"땅 소유 자격 완전 박탈 조치"라는 언론 보도 빗발쳤지만, 실제로는 대단치 못해
우회할 빈틈 너무나도 많은 행정명령, 이걸로 '큰 물고기'는 다 도망간다

LH 직원들의 땅 투기 문제에 대해 정부가 "강제 처분"을 언급하며 칼을 빼 들었다. 실효성이 있는 조치인지 확인해봤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신속하게 농지 강제처분 조치를 추진하겠다." (정세균 국무총리, 2021. 3. 14.)
LH 직원들의 땅 투기 문제에 대해 정부가 '농지 소유 자격 박탈' 조치까지 감행한다는 보도가 14~15일 주요 일간지를 뒤덮었다. 일부에서는 "땅 소유권 박탈"이라는 표현도 범람했다.
이런 보도는 정 총리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그는 투기 의심을 받고있는 LH 직원 20명에 대해 "수사 결과에 따라 신속하게 농지 강제처분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톡뉴스가 취재한 바로는, 이런 조치는 일각에 알려진 것처럼 소유권 박탈과 같은 특단의 조치는 아니었다. 우회할 빈틈이 너무나도 많았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발언이 크게 주목받은 건, '농지 강제 처분'이 형사처벌이 아닌 '행정명령'이었기 때문이다.
행정명령은 누군가를 형사 처벌할 때처럼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지 않는다. 덜 엄격한 데다, 특히 LH 직원들이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인 '직무 관련성'을 판단할 때 보다 완화된 요건이 적용된다. 형사 사건에서처럼 엄격한 입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우리 농지법(제10조 제1항 제7호)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았다"는 점만 판명 나면 농지를 강제처분하도록 하고 있다. '거짓이나 그밖의 부정한 방법'에 해당하는 행동이 상당히 넓다.
국무조정실 농림정책과 관계자 역시 15일 로톡뉴스와 통화에서 "농지법에 의한 강제처분은 (형사처벌의 경우보다) 더욱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행정명령이 발동되면 땅을 강제 처분해야 하는 공무원이 상당히 많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다 해도 도망갈 구석이 많다는 점이다.
우리 농지법 제10조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을 쓴 사람에게 "1년 이내에 해당 농지를 '세대를 같이하는 세대원이 아닌 자'(①)에게 '처분'(②)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처분'(②)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면, 처분이란 매매를 의미한다. 일정한 기간(1년 이내)까지 돈 받고 팔아치우라는 말이다. 이는 강제로 재산을 몰수하는 '박탈'과는 다르다.
물론 가만히 갖고 있을 경우에 상당한 이득을 보는데, 정해진 기간 내에 급하게 팔아야 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급매로 팔아야 한다면 제한적인 페널티를 준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세대를 같이하는 세대원이 아닌 자'(①)에게 매각할 수 있다는 조항은 이러한 실효적 수단에 큰 구멍이다. 이 조항은 바꿔 말하면 세대를 같이하지 않는 세대원, 즉 함께 살지 않는 가족에게 해당 토지를 넘겨줄 수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언론에서는 토지 박탈 혹은 몰수인 것처럼 그려지고 있지만, 사실상 그리 실효적인 수단이 아니다"며 "강제 처분이라는 단어에 집중할 게 아니라 실제로 그들이 저지른 잘못을 행정명령이나 형사처벌로 규제할 수 있는지 끝까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