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이겼는데, 가해자인 전남친 변호사비까지 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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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이겼는데, 가해자인 전남친 변호사비까지 내야 하나요?

2026. 07. 10 11:14 작성
송광범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kb.s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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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가해자가 낸 공탁금 2000만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 남자친구의 불법 촬영 범죄로 형사재판에서 이긴 피해자 A씨.


그는 가해자에게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고자 민사소송까지 결심했지만, 오히려 가해자의 변호사 비용을 물어줄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가해자가 법원에 맡긴 공탁금 2000만원 때문에, 소송에서 이겨도 승소 금액이 적게 인정돼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성범죄 피해자가 민사 소송에서 이기고도 가해자 변호사비를 부담할 수 있을까?


3000만원 이겨도 공탁금 빼면 '1000만원짜리 승소'?


A씨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민사소송에서 일부만 승소했을 때의 소송비용 부담 문제다.


가령 법원이 위자료 3000만원을 인정하더라도, 가해자가 낸 공탁금 2000만원이 먼저 변제된 것으로 취급돼 실제로는 1000만원만 승소한 것으로 계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경우 A씨는 청구액의 3분의 1만 이긴 셈이므로, 되레 상대방 변호사 비용의 약 3분의 2를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


법무법인 한강 이주한 변호사는 “공탁금을 질문자님이 적법하게 수령하거나 배상액에 충당되는 관계라면, 법원이 인정한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는 방식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에 따라 곧바로 ‘1000만 원만 승소한 것으로 계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소송비용 부담은 청구금액, 인용금액, 공탁금의 법적 성격 등을 법원이 종합적으로 정하기 때문이다.


소송비용 폭탄 피하는 열쇠…'공탁금 수령 여부'


그렇다면 소송비용 부담의 위험을 줄일 방법은 없을까. 변호사들은 소송 전략상 ‘공탁금 수령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공탁금을 이미 받았다면 소송에서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태희 민경남 변호사는 “법원이 총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가해자가 기탁한 2천만원의 공탁금은 피해 회복 명목이므로 전체 위자료 인정 금액에서 해당 액수만큼 공제되어 계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즉, 공탁금을 수령한 상태에서 소송하면 승소 금액이 줄어들어 소송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공탁금을 받지 않고 소송을 진행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법무법인 호안 조선규 변호사는 “공탁금 수령 안 하시고 회수 동의하시면 공제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은 채 소송을 진행해 법원으로부터 3000만원 전액 배상 판결을 받으면, 이는 ‘전부 승소’가 되어 소송비용 전액을 가해자에게 부담시킬 수 있다.


판결문에 범죄사실 남기려면 ‘3001만원’ 청구해야


A씨가 소송비용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민사소송을 하려는 이유는 가해자의 범죄 사실을 판결문에 명확히 남기고 싶어서다. 이를 위해서도 소송 금액을 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행법상 소송가액이 3000만원 이하인 ‘소액 사건’은 판결문에 구체적인 판결 이유를 적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A씨의 목적을 이루려면 처음부터 소액 사건의 적용을 피해야 한다.


민경남 변호사는 “청구 금액이 3천만원을 초과하여야 판결문에 구체적인 이유가 기재되므로 A씨의 목적에 부합하게 소송을 진행하려면 청구 금액을 기준액 이상으로 설정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즉, 3000만원이 아닌 3001만원을 청구하는 식으로 소액 사건 기준을 넘겨야 한다.


금전 이상의 압박…가압류 등 실질적 타격도 가능


민사소송은 단순히 돈을 받는 절차 이상의 의미가 있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성범죄 위자료 소송에서 청구액이 일부 기각되더라도 불법행위의 중대성과 피해자의 고통을 참작하여 소송비용을 ‘각자 부담’으로 판결하는 실무적 경향을 보인다”며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오히려 민사소송을 통해 가해자를 압박할 다른 수단도 있다.


최이선 변호사는 “이와 동시에 가해자의 급여나 예금 계좌에 전격적으로 가압류를 신청하는 정공법을 쓰신다면, 가해자의 일상생활과 금융 거래에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판결을 통해 가해자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자체가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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