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갑수목장의 고양이들은 잘 있나요?" 제보자의 변호사를 통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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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갑수목장의 고양이들은 잘 있나요?" 제보자의 변호사를 통해 알아봤다

2020. 12. 08 17:52 작성2020. 12. 08 21:57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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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조작 방송⋅동물 학대 의혹으로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갑수목장' 사건

갑수목장, "제보자들이 나의 명예를 훼손했으니 처벌해달라"고 했지만 안 통했다

제보자 측 변호 맡은 법무법인 LF의 이경민 변호사 인터뷰

유튜버 갑수목장의 '조작 방송' 사건을 제보자들이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자, 이들을 대리한 법무법인 LF의 이경민 변호사. 로톡뉴스가 이 변호사와 지난 7일 전화 인터뷰했다. /유튜브 '갑수목장' 캡처

동료 수의대생들의 제보로 '조작 방송' 사실이 드러난 유튜버 '갑수목장'. 갑수목장은 유기 동물을 구조하고 돌본다고 얘기했지만, 사실은 동물을 펫샵에서 '구매'했던 것으로 지난 5월 밝혀졌었다. 게다가 촬영을 위해 동물을 굶기는 등 학대한 정황이 있어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조작 의혹 중 일부가 사실로 드러났지만 갑수목장은 오히려 제보자들을 공격했다. "제보자들이 나의 명예를 훼손했으니 처벌해달라"고 한 것이다. 이러한 '역공'이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갑수목장에 의해 고소당한 제보자들을 대리한 변호인에 따르면 해당 고소는 지난 24일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로톡뉴스는 해당 결과를 끌어낸 법무법인 LF의 이경민 변호사와 지난 7일 전화 인터뷰했다. 제보자들이 처벌받지 않게 조력한 것도 물론 성과지만, 이들은 갑수목장이 키우는 동물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감시'하는 역할도 해내고 있었다.


법무법인 LF의 이경민 변호사. /로톡DB
제보자들의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LF의 이경민 변호사. /로톡DB

실제 이 변호사에게 동물들의 '안부'를 묻자마자 "그렇지 않아도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으면서도 '갑수목장이 조사를 받을 땐 동물들(루미⋅노루⋅미로 등)의 안부를 꼼꼼히 확인해달라'고 수사기관에 여러 차례 부탁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 정도로 충분할까' 싶었던 것도 잠시, 이 변호사는 이렇게 덧붙였다.


"수사기관에서 이런 말도 전해줬다. '본인(갑수목장)이 조사를 받고 있는데 동물들 상태가 나빠지면 본인에게 불리해지지 않겠느냐'고."


동물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 중에 동물들 상태가 나빠지면 본인의 처벌 가능성도 높아지므로 아무래도 본인이 조심할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이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Q. 갑수목장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람들 중에서 누구에 대한 결과가 나온 것인가?

"제보자 두 명에 대한 수사 결과다. 이 사건을 최초로 보도한 채널A와 중앙일보 등과 인터뷰한 A씨와 유튜브에 녹취록을 올린 B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이 나왔다. 각각 형법상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으로 고소가 됐지만 성공적으로 방어했다.


A씨의 경우 공익성이 받아들여졌고(형법 제310조), B씨의 경우 비방의 목적이 없었다는 점이 받아들여졌다. 특히 이번 처분은 이 사건을 최초로 제보한 A씨에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Q. 갑수목장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제보자들을 고소했다. 그런데 검토 과정에서 죄명이 '사실적시'로 변경됐다고?

"그렇다. 갑수목장은 제보한 내용이 '허위다', '거짓이다'고 주장했지만 수사기관이 죄명을 사실적시로 변경했다. (현행법상) 그 내용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공익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처벌되기 때문에 허위뿐 아니라 사실적시 명예훼손 역시 검토된 거다. 하지만 결과는 역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Q. 그렇다면 수사기관이 죄명을 '사실적시'로 바꾼 것은 무슨 의미냐. "제보 내용 대부분이 거짓이 아니라 사실과 부합한다는 판단"이라고 해석해도 되나.

"약간 애매하긴 하다. 허위 여부가 아니라 제보자의 '허위 인식이 없었다'는 이유로 사실적시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렇게 강하게 이야기하긴 어렵다. 다만 제보 내용이 사실과 부합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제보자는 제보한 내용의 전부를 사실이라고 생각했고, 그 사실에 대한 공익성을 인정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공익성 여부는 사실관계 일치 여부 등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이해하면 정확하다. 갑수목장과 제보자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녹취록, 그리고 다른 제3자인 목격자 진술 등이 제보자들의 진술과 부합했다."


실제 제보자들은 언론과 인터뷰 등에서 갑수목장 본인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파일과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갑수목장이 "잘못된 방법으로 몇 백만원씩 주고 온 고양이들이다", "(펫샵에서) 데려온 거? 뭐 어떻게 파헤칠 수도 없는 일이야", "조회수가 40만은 넘는다. 데려온 값은 하겠다", "비인간적이지만 밥을 굶기니까 일을 한다"고 한 내용이었다.


유튜버 갑수목장이 올린 근황 속 고양이들의 모습. / 유튜브 '갑수목장' 캡처
유튜버 갑수목장이 올린 근황 속 고양이들의 모습. / 유튜브 '갑수목장' 캡처



Q. 갑수목장이 이번 불기소 처분에 대해 불복(항고)했느냐?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갑수목장 측이 '판단을 다시 받아보겠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그런데 불복해도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번 결과가 나오기까지 경찰이 수사를 5개월 가까이 (꼼꼼하게) 진행했고, 정리된 내용이 검찰에 올라가자마자 불기소 처분이 나왔기 때문이다."


Q. 이번 결과가 곧 갑수목장의 처벌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 법리적으로 많은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을 속인 기망 행위와 슈퍼챗(Super Chat⋅채팅 시 받는 후원금) 사이의 인과관계 등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이 별도로 판단할 것이다. 다만 갑수목장이 벌써 무죄를 받았다거나, 무혐의라는 소문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수사가 진행 중이다."


Q. 비슷한 의혹이 터질 때마다 유튜브 등을 통해 문제제기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 분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제보를 할 때 추정적인 생각이나 의견은 제외하고,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서 제보해야 한다. 제보할 때도 '이 내용이 공익에 부합할까? 대의를 위해 맞는 걸까?' 등을 확인하면 좋을 것 같다.


이번 제보자들도 '갑수목장의 시청자들이 더 이상 속지 않아야 된다는 취지에서 알려야겠다'는 목적이 선하게 해석된 결과다. 만약 개인적인 원한이나 보복의 의도가 더 크다면, 이건 수사기관에서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날 수 있다.


유튜브 등의 파급력이 커진 만큼, 수사기관도 '상대방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수사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알고 있는 내용이 객관적인 사실이 맞는지 등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면 좋겠다."


갑수목장이 올린 지난 7월 입장문

갑수목장은 “제보자를 허위사실유포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며 지난 7월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그 전문을 요약한 내용.


“아이들은 정말 잘 지내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저는 단 한 번도 아이들을 때리거나, 굶기거나, 방치한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제 음성이 담긴 녹취록은 앞뒤 내용이 삭제되고 필요한 부분만이 짜집기된 것이며 실제 대화내용은 제보된 내용과 완전히 다릅니다. 사건의 진위를 밝히기 위해 2020. 6. 30. 제보자를 허위사실유포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을 모두 제하더라도 제 욕심 때문에 노루, 레이, 절구, 미로를 펫샵에서 데려온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욕먹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남은 조사를 성실히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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