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어 스노클링 중 어머니 사망…'단순 중개'라는 여행 플랫폼, 책임 물을 수 있나?
해외 투어 스노클링 중 어머니 사망…'단순 중개'라는 여행 플랫폼, 책임 물을 수 있나?
안전교육·응급시설 전무
현지 업체는 '무료 활동'이라 발뺌했지만 예약 내역엔 '유료' 명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최근 가족과 함께 떠난 해외여행에서 어머니를 잃었다. 국내 여행 플랫폼을 통해 예약한 스노클링 투어 중 벌어진 비극이었다.
사고 후 현지 업체는 책임을 회피하는 가운데, A씨는 상품을 판매한 국내 플랫폼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막막한 심정이다.
안전교육도 구조요원도 없었다…가족이 직접 구조 나선 비극
A씨의 가족은 최근 국내 여행 플랫폼을 통해 동남아의 한 섬에서 진행되는 '씨워크(Sea Walking) 및 스노클링 투어' 상품을 예약했다.
하지만 현지 투어 업체는 스노클링 전 안전교육이나 응급상황 대응 안내를 전혀 하지 않았다.
결국 스노클링을 하던 A씨의 어머니가 물 위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을 가족이 발견했고, 다른 가족이 직접 어머니를 구조해 해변으로 옮겨야 했다.
섬에는 응급시설이 없어 병원 이송이 지체됐고, 어머니는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현지 업체의 발뺌 "스노클링은 무료"…예약 내역엔 '유료'
사고 이후 현지 업체 관계자는 사과하며 위로금 성격의 현금을 전달했다.
하지만 A씨가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 안내 강화를 요청하자, 업체 측은 "스노클링은 무료 액티비티라 별도 안전 브리핑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A씨가 플랫폼에서 결제한 상품 설명에 '스노클링이 포함된 유료 활동'으로 명시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었다.
'단순 중개'인가 '상품 판매자'인가…플랫폼 책임 가를 핵심
결론부터 말하면, 여행 플랫폼의 법적 지위에 따라 책임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변호사들은 플랫폼이 단순히 현지 업체를 연결만 해준 '중개자'인지, 아니면 여행상품을 직접 기획·판매한 '판매자'인지에 따라 책임 범위가 크게 달라진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해외에서 발생한 사고라도 국내 플랫폼을 통해 예약한 경우 우리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는 국내 플랫폼의 책임을 묻는 것이 효율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 변호사는 "상품 설명에 스노클링이 포함된 유료 활동으로 명시되었다면 플랫폼은 해당 서비스의 안전성을 담보할 의무가 있다"며 "현지 업체의 안전관리 미흡은 명백한 계약 위반이며 플랫폼은 이에 대한 선택 및 관리 책임을 부담한다"고 짚었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플랫폼이 단순 중개라면 책임이 제한되나, 판매자 지위로 대금 수령·자체 바우처 발행·유료 스노클링 포함 표기 등이 있으면 계약상 보호의무 및 표시 불일치 책임이 문제 된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민법상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현실적 해법은 '민사소송'…형사처벌은 어려움 많아
변호사들은 형사 고소보다는 국내 플랫폼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집중하는 것이 실효성 있는 접근이라고 봤다.
법무법인 선 김우중 변호사는 "해외 현지 업체를 상대로 하는 형사 고소는 현지 경찰을 상대로 진행해야 하므로, 해당국 영사관에 문의하시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오지영 변호사 역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형사고소가 가능하나 해외 사건의 특성상 수사와 처벌에 현실적 한계가 있다"며 "민사적 배상 청구에 집중하는 것이 실효성 있는 접근"이라고 조언했다.
손해배상액은 고인의 일실수입(사고가 없었다면 장래에 얻었을 수입), 장례비용, 유족의 위자료 등을 포함해 산정될 수 있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소송을 위해 "상품페이지 캡처, 결제내역, 의료·수사서류 등 자료수집이 중요하다"며 "손해배상 청구 시효는 통상 3년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