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사망 후 알게 된 아버지의 '두집 살림'⋯"돈 다 돌려받을 수 있나요?"
아버지의 사망 후 알게 된 아버지의 '두집 살림'⋯"돈 다 돌려받을 수 있나요?"
A씨의 어머니, 불륜 상대방 상대로 위자료 청구는 가능하지만⋯
주기적으로 보낸 생활비 등은 '증여'⋯현실적으로 돌려받기 어렵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물건을 정리하다가 알게 된 아버지의 외도. 그동안 아버지가 불륜 상대에게 준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짐을 정리하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아버지의 통장에서 10년 이상 누군가에게로 주기적으로 돈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빠져나간 돈만 2억이 넘었다. 지금도 돌아가신 아버지의 통장에서는 누군가의 휴대전화 요금이 자동이체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지인들을 수소문해 알아보니 아버지에게 내연녀가 있었고, 가게까지 차려준 사실도 알게 됐다.
아버지가 기록한 가계부를 보고는 더 놀랐다. 불륜 상대 여성의 가게 임대료는 물론이고 대학등록금 명목으로 빠져나간 돈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외도 사실을 안 어머니는 큰 충격에 앓아누웠다. A씨는 돌아가실 때까지 가족들을 속인 아버지가 야속하다. 그리고 괘씸하다. 지금이라도 아버지의 불륜 상대방에게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는 없는 걸까.
아버지의 사망으로 불륜관계는 종료됐지만, 변호사들은 만장일치로 A씨 어머니가 불륜 상대방에게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는 "문자, 사진, 메일, 계좌거래내역 등이 외도의 증거가 될 수 있다"며 "위자료 청구 소송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했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도 "오랜 기간 동안 불륜관계를 숨긴 위법행위에 대해 위자료를 달라고 청구해 승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2013년 대구지법은 남편이 사망한 후 유품을 정리하다 간통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사건(2013가합203363)에서 "남편의 간통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더라도, 내연녀는 망인의 배우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면서 위자료로 2000만원을 인정했다.
아버지의 불륜 상대방에게 송금된 돈은 어떨까. 돌려받을 순 있을까. 변호사들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법무법인 다산의 김춘희 변호사는 "불륜 상대방과 그 가족에게 지급된 돈은 차용증 등 금전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있지 않은 한, 일종의 증여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증여의 경우,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반환 청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아버지 사망일 전 1년 이내의 것은 가능하다. 법률사무소 저스트의 신민호 변호사는 "그동안 준 돈을 증여로 보더라도 아버지 사망일로부터 1년 이내의 것은 유류분(遺留分) 반환청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유류분이란 상속재산 중 일부를 상속인들에게 법에서 정한 비율대로 나눠줘야 한다는 취지인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불륜 상대방에게 준 돈이 A씨와 A씨 어머니 등 상속인의 유류분을 침해했다면 그만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