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인종차별 발언…차별금지법은 없지만 그래도 처벌은 됩니다, 모욕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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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인종차별 발언…차별금지법은 없지만 그래도 처벌은 됩니다, 모욕죄로

2021. 04. 12 16:47 작성2021. 04. 20 20:18 수정
김재희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zay@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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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유튜브로 활동 재개한 샘 오취리 채널에 인종차별적 댓글 이어져

공연성·특정성 등 모욕죄 구성요건 만족하기 때문에 댓글도 처벌 대상

샘 오취리가 유튜브 페이지를 개설하자마자 인종차별적인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5723 오취리삶'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이래서 니X(흑인을 낮춰 부르는 영어 표현)는 기 살려주면 이래 된다니까."

"니XX(흑인을 낮춰 부르는 영어 표현)는 거두면 안 된다 기어오름."


샘 오취리가 유튜브 페이지를 개설하자마자 인종차별적인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5723 오취리삶'에 지난 9일 올라온 첫 영상은 12일 오전 기준 5만 6000번 조회됐는데, 약 6800명의 '싫어요'가 찍혔다. '좋아요' 숫자의 5배가 넘는다.


댓글도 8300개가 달렸는데 영상 내용과 무관하게 대다수가 그저 흑인을 비하하는 내용이 주였다. 일부 사용자들은 "댓글 내용이 수치스럽다"며 "자제하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더 많은 혐오 댓글에 가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이 "이래서 차별금지법이 필요한 것"이라는 목소리를 냈다. 해당 법안이 시행된 상태였다면, 이런 댓글을 남긴 사람들을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는 취지였다.


다만, 다른 법률을 동원해 이런 인종차별적 댓글을 처벌할 수 있다.


인종차별 행위, 공연성·특정성 성립하면 처벌 대상 된다

우리 법은 인종차별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인종차별 행위를 사람에 대한 모욕으로 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다.


모욕죄는 ①다수의 사람이 보고 들을 수 있는 곳에서(공연성) ②피해자가 특정될 수 있는(특정성) ③추상적인 판단이나 경멸적인 감정 표현을 하면 그 죄가 성립한다.


샘 오취리 영상에 달린 인종차별적인 댓글도 모욕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 누구나 들어가서 볼 수 있는 사이버 공간에서 샘 오취리를 두고 한 발언이기 때문이다.


인종차별 발언에 모욕죄, 2009년 첫 처벌 사례 등장

국내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형사 처벌한 사례는 지난 2009년에 처음 등장한다. 보노짓 후세인 성공회대 연구교수가 지난 2009년 7월 자신에게 욕설한 회사원 박모씨를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 첫 사례다.


박씨는 버스 안에서 한국인 친구와 이야기 중인 후세인 교수에게 "너 냄새 나, 이 더러운 XX야", "유 아랍(You Arab)!" 등의 말을 했다. 인천지법 형사2부 재판부는 이 같은 행동에 모욕죄를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당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박씨가 특정 종교나 국적의 외국인을 혐오하는 듯한 발언을 해 피해자에게 모욕감을 느끼게 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불법체류자"라는 말에 모욕죄가 인정된 사례도 있다. 지난 2016년 버스 옆자리에 앉아있던 결혼이주민 여성을 추행하려다 주변 사람들에게 제지를 당했던 김모씨. 그러자 김씨는 "얘네들 여기 있는 거 불법"이라고 말하고 욕설을 하는 등 피해자를 모욕했다. 이에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8단독 김도형 판사는 지난 2017년 강제추행과 모욕 혐의를 인정하며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이어진 민사소송에서도 모욕성이 인정되며 위자료 200만원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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