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미 '중년남미새' 연기가 혐오 표현?…법원은 '풍자'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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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미 '중년남미새' 연기가 혐오 표현?…법원은 '풍자'라고 본다

2026. 01. 08 12:2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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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혐오표현' 처벌 규정 부재

모욕죄 성립도 어려워

법원, 창작의 자유 폭넓게 인정

개그우먼 강유미가 공개한 '중년남미새' 유튜브 콘텐츠 속 한 장면. /강유미 유튜브 채널

"딸 낳고 싶지 않아. 감정 기복 심하고 예민하잖아. 예민한 사람은 나 하나로 족해."


명품으로 치장한 회사 상사가 여직원에게 독설을 퍼붓는다. 반면 남성 직원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다. 개그우먼 강유미가 유튜브에 공개한 '중년남미새(남자에 미친 사람)' 콘텐츠의 한 장면이다.


이 영상은 공개 직후 뜨거운 감자가 됐다. "현실 고증이 완벽하다"는 반응과 "여성에 대한 혐오와 조롱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이 팽팽히 맞섰다. 특히 일부 학생들은 이 영상이 학교 내 성희롱의 명분이 되고 있다고 호소한다. 과연 이 콘텐츠는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혐오표현'에 해당할까.


한국엔 '혐오표현 처벌법'이 없다

우선 명확히 해야 할 점은, 현재 대한민국 법률에는 '혐오표현' 자체를 직접 정의하거나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는 사실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혐오표현을 "성별 등을 이유로 모욕, 비하하거나 차별·폭력을 선동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이는 가이드라인일 뿐, 형사 처벌 근거는 되지 못한다. 헌법재판소 역시 "별도의 처벌 조항이 없어 모욕죄가 그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2017헌바456 결정).


즉, 강유미의 영상이 법적 문제가 되려면 형법상 '모욕죄'나 '명예훼손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강유미 콘텐츠, 혐오 아닌 '풍자'로 보는 이유

법조계에서는 강유미의 콘텐츠가 형사 처벌 대상이 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특정인'이 없다.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욕설 대상이 특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강유미의 연기는 '남미새'라는 가상의 캐릭터, 즉 특정 행동 유형을 묘사한 것이다. 불특정 다수나 추상적 집단을 향한 표현은 모욕죄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고한 입장이다.


둘째, '풍자'의 영역이다. 비판 측은 "딸 낳고 싶지 않다" 등의 대사가 여성 혐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법적으로 이 대사는 창작자의 본심이라기보다, 비판하고자 하는 캐릭터(남미새)의 왜곡된 시각을 과장해 보여주는 장치로 해석된다.


서울고등법원은 "표현의 동기나 전체적인 취지를 고려할 때, 사회적 논의 가치가 있는 주제에 대한 풍자는 폭넓게 허용돼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2022노957 판결). 강유미의 영상은 여성 전체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에게 과도하게 집착하고 여성에게 가혹한 이중잣대를 꼬집는 풍자 코미디로 볼 여지가 크다.


한편, 이번 논란의 특이점은 영상 내용뿐 아니라, 댓글창을 통해 쏟아진 학생들의 현실적인 피해 호소다. 한 학생은 "학교에서 남자애들이 '계집, 다리나 벌려라'라며 낄낄댄다"고 토로했고, 또 다른 학생은 "여선생님 딥페이크에 몸매 평가까지 난리도 아니다"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는 형법상 모욕죄,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 등으로 강력하게 처벌받아야 할 사안이다. 화살은 풍자 콘텐츠를 만든 개그우먼이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범죄를 저지르는 가해 학생들을 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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