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부부관계 10번 미만” 50대 남편의 절규, 이혼 사유가 될까?
“10년간 부부관계 10번 미만” 50대 남편의 절규, 이혼 사유가 될까?
법원 “정당한 이유 없는 관계 거부는 혼인 파탄 사유”
전문가들 “섣부른 별거는 재산분할의 덫” 경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 15년 차, 5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10년간 아내와의 부부관계가 열 번도 채 되지 않았다며 이혼 소송을 결심했다.
아내는 “아이를 생각하라”며 거부하지만, A씨는 이미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이 파탄 났다고 호소한다. 한 남편의 절규를 통해 ‘섹스리스’가 재판상 이혼(소송을 통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는지, 현실적인 쟁점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대화는 없었다, 통보만 있었을 뿐” 각방 쓴 지 수년, 무너진 15년의 신뢰
A씨 부부의 균열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아이 출산 후 부부관계는 사실상 끊겼고, 몇 년 전부터는 각방을 쓰는 사이로 전락했다.
A씨를 더 절망하게 한 것은 아내의 일방적인 태도였다.
자녀 진학이나 이사 같은 중대사를 결정할 때, 아내는 A씨의 의견을 묻는 시늉만 할 뿐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처리했다. 반복되는 무시에 A씨는 결국 대화를 포기했다.
여름철이면 들끓는 날벌레 등 기본적인 위생 문제에 대한 개선 요구도 번번이 묵살당했다.
여기에 아내가 학력을 속였다는 의심까지 더해지며 마지막 신뢰마저 무너져 내렸다. A씨에게 결혼 생활은 ‘투명인간’으로 사는 것과 같았다.
‘섹스리스’는 명백한 이혼 사유 법원 “혼인의 본질적 요소”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과연 이런 이유로 이혼이 가능할까’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대법원은 부부간 성관계를 ‘혼인의 본질적 요소’로 보며, “정당한 이유 없이 지속적으로 부부관계를 거부하는 경우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판시해왔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15년간 누적된 갈등과 사실상 별거 상태를 종합하면, 민법 제840조 제6호가 정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부부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른 경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아내의 독단적 태도나 가사 소홀 등은 혼인 파탄의 책임을 따지는 위자료 산정에서 A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누구와 살아도 상관없어요” 중학생 자녀의 한마디, 양육권의 향방은?
이혼 소송의 또 다른 핵심은 중학생 자녀의 양육권이다.
다행히 자녀는 “누구와 살아도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아이가 중학생이므로 본인의 의사가 양육권자를 정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부모의 경제력 등 다른 요소는 부차적”이라고 설명했다.
A씨가 안정적인 직장인이라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간 아내가 ‘주양육자’(주로 아이를 돌봐온 사람) 역할을 해왔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법원은 자녀의 학교 등 현재 생활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당장 집부터 나가고 싶다” 섣부른 별거가 ‘재산분할의 덫’ 되는 이유
A씨는 당장이라도 집을 구해 아내와 분리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섣부른 별거’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이혼 절차 없이 전세보증금 같은 부부 공동재산을 임의로 나누는 것은 추후 ‘재산분할’(이혼 시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나누는 절차) 과정에서 복잡한 분쟁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섣불리 재산을 나누고 독립했다가, 정작 이혼 시 불리한 결과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법원의 조정을 통해 법률관계를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결국 A씨의 사례는 장기간의 성관계 단절과 소통 부재가 더 이상 개인의 불행을 넘어, 법원이 인정하는 명백한 ‘혼인 파탄’의 증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