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죽자' 한마디에 '전과자' 위기 공기업 꿈, 벌금 100만원에 좌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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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죽자' 한마디에 '전과자' 위기 공기업 꿈, 벌금 100만원에 좌절되나

2025. 09. 24 08:0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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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협박 1심 벌금형에 항소 고심하는 취준생

법조계 "선고유예, '새로운 노력' 입증이 관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공기업 입사를 준비하던 평범한 대학생 A씨의 삶은 여자친구와의 말다툼으로 붕괴되기 시작했다.


영상통화로 여자친구와 격하게 다투던 중, 격앙된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같이 죽자”며 칼을 손에 든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비록 A씨는 칼날이 아닌 손잡이를 건넸지만, 칼을 본 여자친구는 공포에 질려 경찰에 신고했다. 결국 A씨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사람을 협박할 때 적용되는 ‘특수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민 건 칼날 아닌 손잡이" 주장에도 '벌금 100만원'

뒤늦게 자신의 행동을 뼈저리게 후회한 A씨는 반성문 5장을 빼곡히 채워 법원에 제출했다. 그의 진심을 확인한 여자친구 역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로 그의 선처를 호소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회복됐지만, 법의 심판은 냉정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고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는 점 등은 유리한 사정”이라면서도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협박 행위는 그 자체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A씨의 진심 어린 사과와는 별개로, 법은 그의 행위가 지닌 객관적 위험성을 무겁게 판단한 것이다.


'전과 기록' 남는 벌금형 항소하면 '선고유예'로 구제받을 수 있나?

A씨를 절망에 빠뜨린 것은 100만 원이라는 벌금 액수가 아니었다. 바로 ‘범죄 기록’이다. 징역형뿐만 아니라 벌금형 역시 범죄경력자료에 남는 명백한 형사처벌, 즉 ‘전과’다.


공기업 등 신원 조회를 중시하는 기관 채용에서 이는 치명적인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


A씨가 이 낙인에서 벗어날 유일한 희망은 항소를 통해 ‘선고유예’를 받는 것이다. 선고유예란, 유죄는 인정하되 형의 선고를 2년간 미루는 처분이다.


이 기간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면 면소(공소권이 사라짐)된 것으로 간주돼 전과 기록 자체가 남지 않는다. A씨에겐 마지막 동아줄인 셈이다.


"항소심은 1심의 재방송 아니다" 선고유예 위한 '결정적 한 방'은?

법률 전문가들은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선고유예를 받기 위해선 ‘새로운 카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변호사는 “1심에서 이미 피해자와의 합의, 반성 등 유리한 사정이 반영돼 벌금 100만 원이 선고됐을 것”이라며 “단순히 선처를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결과를 바꾸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를 설득할 ‘새로운 양형자료’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1심에서 제출하지 못한 객관적 자료를 보완해야 한다”며 “정신건강의학과 상담 이력, 분노조절 프로그램 참여 확인서, 사회봉사활동 증명서 등을 통해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선고유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단순한 반성을 넘어, 자신의 문제를 개선하려는 실질적인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혹시 형량이 더 높아지면?" 피고인만 항소하면 '안전장치' 있다

항소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혹시 형이 더 무거워지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이다. 하지만 A씨의 경우 그럴 위험은 없다.


검사가 항소하지 않고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에서는 1심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도록 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항소가 기각돼 벌금 100만 원이 유지될 순 있어도, 그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결국 A씨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놓였다. 100만 원의 벌금과 함께 ‘전과자’라는 주홍글씨를 안고 가시밭길 취업에 나설 것인가.


아니면 마지막 힘을 다해 항소심의 문을 두드려 ‘선고유예’라는 한 줄기 희망을 붙잡을 것인가. 한 청년의 미래가 법원의 저울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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