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감수하겠다"며 '세월호 구조 실패' 해경 지도부 전원에 무죄 판단 내린 법원
"비판 감수하겠다"며 '세월호 구조 실패' 해경 지도부 전원에 무죄 판단 내린 법원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초동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승객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이 1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당시에 '부실 구조'를 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은 해경 지휘부 전원이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해경 지휘부의 관리 책임에 대해 질책할 순 있지만 형사적인 책임을 묻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가족 측은 "받아들일 수 없는 판결"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판단을 굽히지 않았다.
이로써 '세월호 부실 구조'로 처벌받은 사람은 6년 전 실형을 받은 현장 실무자 한 명(목포해경 123정 정장)이 유일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양철한 부장판사)가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 10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핵심 근거는 '예측 가능성'에 있었다.
재판부는 "참사 당시 피고인들은 침몰이 임박해 즉시 퇴선 조치를 해야 할 상황으로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세월호 선원들이 승객들에게 아무 조치를 하지 않는 상황까지 예상할 수 없었던 점"을 들었다.
오히려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김 전 청장 등이 사고 발생 초기 세월호와 교신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했다"며 "구조 인원이 세월호 인근에 도착한 뒤에도 김 전 청장 등이 책임을 방기해 승객들 사망과 상해 결과를 야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간이 있었다면 더 많은 승객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은 지난해 2월 김 전 청장 등이 세월호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지휘·통제해 즉각적인 퇴선 유도와 선체 진입 등으로 인명을 구조할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김 전 청장에게 금고 5년을 구형하는 등 관계자들에게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김 전 청장 등은 이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법리적으로 죄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김 전 청장 손을 들어줬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이 승객들에게 "선내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만 여러 차례 했을 뿐 사고 상황이나 대피 방법·탈출 지시 등은 없이 퇴선했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김 전 청장 등이 퇴선 준비 등을 지시했더라도 이들은 그 지시를 묵살하거나 탈출 방송을 했다는 대답만 반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이날 선고는 1시간 30분이 넘게 걸렸다. 무죄 판결이 나오자 방청석에 있던 세월호 유가족 등은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재판장은 선고를 마치면서 "세월호 사고는 모든 국민들께 큰 상처를 준 사건이었고, 여러 측면을 살펴야 하고 법적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재판부 판단에 여러 평가가 있을 것이 당연하고, 그에 대해서는 판단을 지지하든 비판하든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