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중 사고 났다" 틴더 로맨스스캠의 전형적 수법, 심부름만 했어도 징역 1년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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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중 사고 났다" 틴더 로맨스스캠의 전형적 수법, 심부름만 했어도 징역 1년 6개월

2026. 02. 26 10:20 작성2026. 02. 27 17: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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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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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금 3776만 원 중 1297만 원 인출한 피고인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데이팅 앱을 통해 호감을 산 뒤 거액을 뜯어내는 일명 '로맨스스캠' 범죄가 갈수록 치밀한 점조직 형태로 진화하며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조직 범죄에서는 단순한 심부름인 줄 알고 가담해 피해금을 인출하고 전달한 말단 조직원조차 실형을 피할 수 없다는 법원의 엄중한 판단이 나왔다.


데이팅 앱 '틴더'에서 시작돼 총 3776만 원의 피해를 낳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치밀한 범행의 전말과 재판부가 이 같은 판결을 내린 핵심 법리를 짚어본다.


틴더로 접근한 가짜 한국인 엔지니어, 3776만 원을 가로채다

사건의 발단은 2023년 3월 23일경 데이팅 앱 '틴더'에서 시작되었다.


성명불상의 로맨스스캠 조직원은 피해자 B에게 접근해 자신을 한국인 엔지니어라고 소개하며 친분을 쌓았다.


이후 4월 11일경부터 "출장 중 사고를 당해 기계가 망가졌는데, 인터넷이 원활하지 않아 새 기계를 구매할 수 없다"며 치밀한 거짓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어 "기계를 주문하고 값의 80%를 보내주면 한국에 돌아가서 갚겠다"고 속여, 피해자 B로부터 총 3776만 원을 여러 계좌로 나누어 송금받았다.


그러나 이 조직원은 실제 한국인 엔지니어가 아니었으며, 처음부터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조차 없었다.


조직 형태의 범행, 체크카드 6장을 보관한 인출책의 최후

로맨스스캠 범죄는 총책, 유인책, 계좌 조달책, 현금 인출책 등으로 역할을 기능적으로 분담하는 철저한 조직 형태로 운영된다. 피고인 A는 조직원 C로부터 현금 인출·전달 역할을 제안받아 이를 승낙하며 사기 범행에 가담했다.


피고인 A는 2023년 4월 초순경 지하철역 인근 주점 앞에서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도 C로부터 체크카드를 건네받았고, 5월 16일경까지 총 6장의 체크카드를 보관하며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했다.


아울러 공모 내용에 따라 은행 계좌에 입금된 피해금 중 497만 원을 다른 계좌로 이체하고, 이틀에 걸쳐 현금 800만 원을 직접 인출하는 등 도합 1297만 원의 편취에 가담했다.


"얻은 이익 적어도 엄벌 필요" 징역 1년 6월 선고, 그런데 배상명령은 각하?

법원은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압수된 증거물을 모두 몰수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국내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관련자 수사와 검거에 협조한 점,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 그럼에도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조직적 스캠 범죄의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범이 해외에 거주하는 범행 구조상, 국내에서 현금을 인출·이체하여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도록 돕는 가담자에 대해서는 범행으로 얻은 이익이 크지 않더라도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배상명령 각하, 면죄부가 아닌 이유

한편 피해자 B가 신청한 배상명령은 각하되었다. 다만 이 각하 결정은 피고인에게 돈을 갚을 책임이 없다는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다. 형사재판만으로 정확한 배상액을 확정짓기에는 법리적 쟁점이 복잡하여, 이 재판에서는 배상 범위를 다루지 않겠다는 취지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검찰 공소사실에 기재된 피고인 A의 편취 금액(1297만 원)과 피해자가 신청한 전체 피해 금액(3776만 원)이 일치하지 않았다.


둘째, 조직 범죄의 특성상 말단 인출책에 불과한 피고인이 전체 피해금 중 단독으로 부담해야 할 배상 범위를 형사재판만으로 명백히 확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피해자는 가해자의 엄벌을 이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금전적 피해를 온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을 포함한 가해자들을 상대로 별도의 민사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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