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때 알게 된 번호로 사적 전화 건 소방서 면접관… 대법원 "처벌 못 해"
면접 때 알게 된 번호로 사적 전화 건 소방서 면접관… 대법원 "처벌 못 해"
소방서 채용 면접위원, 지원자 개인정보로 사적 통화해 기소
대법원 "양벌규정 적용 불가" 파기환송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면접 과정에서 알게 된 지원자의 휴대전화 번호로 사적인 전화를 건 소방서 채용 면접위원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다. 처벌 대상인 '개인정보처리자'의 기준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에 따른 결과다.
지난 2023년 2월 1일, 피고인 A씨는 안양소방서의 공무직 채용 면접위원으로 참여했다. A씨는 면접 과정에서 제공받은 응시자 B씨의 개인정보를 사적으로 보관했다.
이후 같은 달 9일 오후 4시 2분경, A씨는 B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사적인 발언을 했다. 이는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수집 목적 범위를 초과하여 개인정보를 이용한 행위였다. 결국 A씨는 구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2심 "종업원도 처벌 대상" 유죄 선고
원심(서울동부지방법원)은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원심 재판부는 안양소방서를 개인정보처리자로 전제하고, A씨가 소방서의 사용인(종업원)으로서 양벌규정(범죄를 저지른 행위자 외에 그 업무의 주체인 법인이나 개인도 함께 처벌하는 규정)의 처벌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4조 제2항은 법인 또는 개인의 종업원이 업무에 관해 위반행위를 하면, 행위자뿐만 아니라 그 법인이나 개인을 모두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법인격 없는 소방서, 양벌규정 대상 아냐"
하지만 대법원 제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12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양벌규정의 적용 대상을 매우 엄격하게 제한했다.
구 개인정보 보호법은 양벌규정으로 처벌되는 대상을 "법인 또는 개인"으로만 명시하고 있다.
대법원은 "안양소방서는 경기도의 직속기관에 불과하여 법인격이 없다"며 "법인격 없는 공공기관을 양벌규정에 의해 처벌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법률에 명확한 규정이 없는 한, 처벌 대상을 법인격 없는 기관까지 함부로 확장할 수 없다는 취지다.
결과적으로 본체가 되는 안양소방서를 양벌규정으로 처벌할 수 없으므로, 그 사용인인 A씨 역시 양벌규정에 의한 행위자로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고한 결론이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4조의 양벌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참고] 대법원 제2부 2025도10321 판결문 (2026. 3. 12.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