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조직처럼⋯배신한 동료 살해하고 암매장한 무서운 가출팸, 결국 징역 30년
범죄조직처럼⋯배신한 동료 살해하고 암매장한 무서운 가출팸, 결국 징역 30년
1년간 함께 지낸 피해자 살해하고, 암매장한 '오산 백골사건'
살해 계기는 피해자의 '배신'⋯문신업자로 위장해 유인
범행 후 태연하게 사진 찍어 두고 자랑까지⋯우연히 백골 시신 발견돼 사건 알려져

가출 청소년을 마구 때려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오산 백골 사건' 주범들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연합뉴스
한때 한솥밥을 먹던 가출 청소년을 마구 때려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주범들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이른바 '오산 백골사건'의 결말이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를 받은 A(23)씨에게 징역 30년형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살인과 사체은닉을 도운 공범 B(23)씨 역시 징역 25년형이 확정됐다.
이 사건에는 일명 '가출팸'이 자리하고 있다. 가출팸은 '가출'과 '패밀리(family)'를 합친 말이다. 리더격인 아이가 함께 살 가출 청소년들을 모아 결성된다.
실제 A씨 등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가출한 미성년자를 모았다. 잠자리를 제공해주고, 쉽게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명목이었다. 그렇게 모인 이들에게 절도, 대포통장 수집, 체크카드 배송 등 각종 불법 행위를 하도록 지시했다.
내부 규칙도 있었다. A씨 등은 가출팸에서 이름 대신 '이선생', '실장' 등 별명으로 통했다. 신분 노출을 최소화해 수사 기관에 적발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살수훈련', '스파링(연습 경기)' 등 가혹행위를 일상적으로 벌였고, 이를 견디다 못해 탈출하면 붙잡아 감금하고, 폭행했다.
1년 가까이 이들과 함께 지낸 피해자도, 이러한 범죄 강요와 강압적인 생활을 견디다 못해 달아난 경우였다. 당시 피해자는 경찰에 자신의 범행을 진술하며 "A씨 등의 지시로 인해 어쩔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 같은 배신을 알게 된 A씨와 B씨는 피해자를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범행 당시 이들은 피해자의 지인을 통해 '문신을 해주겠다'고 속였다. A씨의 지시대로 B씨가 문신업자로 위장해 피해자를 오산역에서 범행 장소로 유인했다. 여기서 피해자는 수십 차례 구타당한 끝에 숨을 거뒀고, 인근 야산에서 암매장당했다. A씨는 사전에 이러한 범행을 계획하고, 삽 등 도구를 준비했다.
이들은 범행 뒤 사체의 사진을 찍고, 이를 주변에 자랑하듯 말하기까지 한 것으로 재판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 사건은 범행 9개월 뒤, 야산 묘지 주인에 의해 사체가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곧바로 대대적인 경찰 수사가 벌어졌고, A씨와 B씨 등은 2개월 만에 검거됐다.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징역 30년과 25년을 선고했다.
"미리 범행도구를 준비하는 등 계획하에 피해자를 살해했고, 범행이 발각될 때까지 별다른 죄책감 없이 생활한 것으로 보인다"며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A씨와 B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반대로 검사는 너무 가볍다며 각각 항소했다. 하지만 2심도 "이 사건 범행은 미성년자인 피해자로부터 그 어떤 대가를 치르고도 되찾을 수 없는 생명을 일순간 앗아간 것"이라며 1심과 같은 판단을 했고, 대법원도 이 판결을 확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