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떴다" 한국 경찰인 줄... 中 '가짜 제복'의 섬뜩한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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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떴다" 한국 경찰인 줄... 中 '가짜 제복'의 섬뜩한 실체

2025. 12. 02 16:2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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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코스프레' 넘어선 공권력 희화화

실제 범죄 악용 사례와 법적 쟁점 긴급 진단

中 SNS서 확산하는 한국 군복과 경찰 제복 착용한 코스프레 영상의 장면 /연합뉴스

최근 중국의 유명 숏폼(Short-form) 동영상 플랫폼에 한국 경찰 제복을 입은 남성들이 등장해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낳고 있다. 영상 속 이들은 경광봉을 흔들며 유흥업소를 급습하는 듯한 연출을 하거나, 제복을 입은 채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며 '상황극'을 벌인다. 얼핏 보면 실제 한국 경찰의 공무 수행 장면 같지만,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중국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2일 SNS를 통해 제기한 이 문제는 단순한 해외 네티즌들의 놀이 문화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한국 군복과 경찰 제복이 중국 내에서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이를 활용한 콘텐츠가 '공권력 희화화'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조계가 주목하는 진짜 위험은 따로 있다. 단순히 기분이 나쁜 차원을 넘어, 이러한 '가짜 제복'이 실제 범죄의 도구로 변질될 때 발생하는 치명적인 법적 뇌관이다.


"진짜랑 똑같네?"... 클릭 몇 번이면 구하는 '불법의 상징'

문제의 핵심은 이 영상들이 '너무 정교하다'는 데 있다. 영상 속 중국인들이 착용한 제복은 한국 경찰의 상징인 참수리 마크와 계급장, 심지어 부착물까지 실제와 흡사하다. 이러한 영상은 "한국 경찰 코스프레"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중국은 물론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역수입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한국 법의 관점에서 명백한 불법이다. 현행 「경찰제복 및 경찰장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은 경찰공무원과 식별이 곤란한 유사 경찰 제복을 착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군복 역시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사 군복을 착용해 군인과 식별이 어렵게 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법이 이토록 엄격하게 '의상'을 규제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제복이 가진 힘, 즉 '공권력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장난인 줄 알았더니 '범죄 예고편'... 법원 "엄벌 불가피"

단순히 옷을 입는 것을 넘어, 이들이 영상 속에서 보여주는 행동 양식은 '범죄의 예행연습'을 연상케 한다. 영상 속 인물들은 경찰 행세를 하며 타인을 통제하거나 위압감을 조성한다.


실제로 한국 법원은 가짜 제복을 이용한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창원지방법원(2017고단3488)은 유사 경찰 제복을 입고 가짜 흉장을 단 채 PC방과 주점을 돌며 "순찰 중인데 잠시 둘러보겠다"며 경찰 행세를 한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행위가 단순한 사칭을 넘어 '공무원자격사칭죄'와 '경찰제복법 위반'이 결합된 중대 범죄라고 판단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중국에서 제작된 가짜 제복이 범죄 목적으로 국내에 유입되는 경우다. 제주지방법원(2018고단1256) 판결은 섬뜩한 경고를 던진다. 중국 국적의 피고인이 중국에서 위조된 공안 제복과 수갑, 칼을 구입해 제주도의 호텔을 돌며 강도를 예비한 사건이다. 법원은 그가 "제복을 입고 대담하게 범행을 계획했다"며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즉, SNS상의 '코스프레'가 오프라인의 '강도·사기 범죄'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국경 넘은 '짝퉁 공권력', 처벌은 어떻게?

난관은 '관할권'이다. 중국 내에서 중국인이 벌이는 행위를 한국 법으로 직접 처벌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이것이 '법적 공백'을 의미하진 않는다.


중국 형법 역시 경찰 제복과 군복의 비인가 제작 및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서경덕 교수가 "한국 군·경이 중국 공안과 공조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항의를 넘어, 중국 당국에 자국 법령(공안 제복 관리 규정 등) 위반 행위에 대한 단속을 요청하는 실질적인 사법 공조가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


또한, 국내 유입 차단도 시급하다. 관세청과 경찰청은 중국발(發) 유사 제복의 밀수입 경로를 차단하고,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유통을 「경찰제복법 제8조(제조·판매 금지)」에 의거해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 판매 목적의 소지 또한 1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지는 중범죄이기 때문이다.


웃고 넘기기엔 너무 위험한 '제복의 무게'

중국 SNS에서 시작된 '한국 제복 놀이'는 누군가에게는 흥미로운 콘텐츠일지 모르나, 법의 눈으로 볼 때는 '공권력에 대한 테러'이자 '예비 범죄'의 씨앗이다.


대구고등법원은 과거 판결(85노389)을 통해 경찰을 사칭해 금품을 갈취하는 행위가 피해자를 공포에 몰아넣는 악질적인 범죄임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제복은 국가가 부여한 권한의 상징이지, 조회수를 위한 소품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재미있다"는 반응이 아니라, "위험하다"는 인식이다. 가짜 제복이 진짜 범죄를 부르기 전에, 한·중 양국의 수사기관이 짝퉁 제복이라는 '불법의 고리'를 끊어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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