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Q&A] 수리 안 해주는 집주인에 "월세에서 뺄게요"⋯진짜 통할까?
[독자 Q&A] 수리 안 해주는 집주인에 "월세에서 뺄게요"⋯진짜 통할까?
<하자 원룸, 집주인이 '안' 고쳐준다면? 월세 '안' 내도 됩니다> 기사 속 궁금증 3가지
로톡뉴스와 변호사들이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독자 Q&A] 수리 안 해주는 집주인에 "월세에서 뺄게요"⋯진짜 통할까?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2019-12-30T19.24.29.850_610.jpg?q=80&s=832x832)
"집주인이 수리 의무를 게을리한다면 A씨는 집주인이 하자를 보수해줄 때까지 월세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 사실인지 변호사들과 자세히 알아봤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편집자주
로톡뉴스는 지난 27일 <하자투성이 원룸, 집주인이 '안' 고쳐준다면? 월세 '안' 내도 됩니다>를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여러 독자분이 질문을 주셨습니다. 후속 기사로 답을 대신합니다.
최근 월세로 원룸을 얻은 A씨는 후회가 크다. 집에 문제가 많아도 너무 많다. 도시가스는 연결이 안 되고, 싱크대에서는 물이 샌다. 샤워기 물을 틀면 화장실 벽 틈새로 물이 터져 나온다.
"도저히 살 집이 아니다"고 판단한 A씨.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청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모든 게 당신 잘못이다. 알아서 해라." 억울한 마음에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법률사무소 저스트의 김원석 변호사가 사이다같이 속 시원한 답변을 달았다.
"집주인이 수리 의무를 게을리한다면 A씨는 집주인이 하자를 보수해줄 때까지 월세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심각한 하자 있다면, 수리 후 월세에서 빼고 내도 된다
한 독자는 김 변호사의 자문에 대해 "그럼 수리를 완료한 후 그 금액만큼을 제하고 월세를 내도 되는지"를 재확인했다. 변호사들은 "특정 요건을 갖췄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고 답한다. 김앤서 부부 법률사무소 김병조 변호사는 "임차물(월셋집) 보존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을 한도로 차임(월세)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사에 답글로 질문을 남겨준 독자. /로톡뉴스 트위터 캡처
특정 요건이란 '심각한 하자'의 존재를 말한다. 월세로 빌린 집이 A씨 사례처럼 정상적으로 지내기가 불가능한 집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변호사들이 참고한 판례는 지난 11월 대법원 판례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수선 의무를 하지 않아 임차인의 목적물(원룸) 사용⋅수익에 지장이 있을 경우 그 지장이 있는 한도에서 차임(월세)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대법원 2016다227694)고 했다.
기준은 '사용⋅수익에 지장이 있는 경우'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주택에 문제가 있다"면 이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본다. 우리 대법원은 "건물의 주요 구성부분에 대한 대수선, 기본적 설비부분의 교체 등"(대법원 94다34708)을 예시로 들었다.
수리 비용이 적다면 영수증이면 충분, 크다면 내용증명 보내라
"집을 고친 '영수증'만 갖고 있으면 증명이 되는지" 묻는 독자도 있었다. 구체적으로 "내용증명을 보내야 하는지"도 물었다.
김병조 변호사는 "수리 비용이 많지 않다면 수리 전 사진, 견적 및 영수증, 수리 내용 등 증빙자료를 마련해 연락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수리 요청 등 지속적인 요구에도 연락이 안 되거나 수리 비용이 커 분쟁이 발생할 염려가 있다면 내용증명 보내는 것도 적절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자 부분을 임차인의 비용으로 수리 완료했다는 점과 이 수리 비용을 공제한 차임(월세)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으로 먼저 연락한 후 내용증명을 보내라"고 조언했다.
보증금에서 빼고 줘도, 나중엔 다 받을 수 있다
"집수리를 해주지 않는 집주인에게 '월세 주지 않기'로 대응하면, 집주인은 '보증금에게 제하는 것'으로 맞대응할 것"이라는 의견을 준 독자도 있었다. 월세를 주지 않는 대응법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 댓글이었다.

기사에 답글로 질문을 남겨준 독자. /로톡뉴스 페이스북 캡처
변호사들은 "타당한 지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세입자가 보증금 전액을 받아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월셋집 상태가 정말 심각했다면, 집주인은 제한 보증금까지 원래대로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가족 고영남 변호사는 "사용수익에 방해가 될 정도의 하자라면 수리비 한도 내에서 세입자는 월세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 집주인은 연체를 이유로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없고, 설사 공제를 하더라도 세입자는 보증금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례를 제시했다. 대법원은 “임차인(세입자)은 지출한 필요비 금액의 한도에서 차임(월세)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결하고 있다.
또 "임대인(집주인)은 목적물(월셋집)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며 "이 의무와 관련한 임차물(월셋집)의 보존을 위한 비용도 임대인(집주인)이 부담해야 하므로, 임차인(세입자)이 필요비를 지출하면, 임대인은 이를 상환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5다8323,8330 판결)고 밝혔다.
김병조 변호사도 "임대인이 필요비 금액 한도로 지급거절한 차임을 보증금에서 공제한다고 주장하더라도 계약종료시에는 (공제를 주장하면서) 미지급한 보증금은 지급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수리비만큼 빼고 주거나, 월세를 안 내면 집주인은 보증금에서 제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금액도 받을 수 있다. /그래픽=엄보운 기자
세입자가 집주인이 고쳤어야 할 집수리 비용을 대신 고쳤다면, 집주인은 그 비용만큼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집주인이 함부로 보증금을 뺄 수 없다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