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죽자" 7개월 쌍둥이 제 손으로 숨지게 한 엄마...비극 뒤엔 남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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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죽자" 7개월 쌍둥이 제 손으로 숨지게 한 엄마...비극 뒤엔 남편이 있었다

2026. 02. 10 14:1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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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얻은 초미숙아 쌍둥이

4개월 중환자실 지극정성 케어

남편은 위로 대신 '폭언과 폭행'

산후우울증과 남편의 학대 속에서 7개월 쌍둥이를 숨지게 한 친모에게 법원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셔터스톡

세상의 축복을 받아 마땅했던 7개월 된 쌍둥이 자매가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가장 안전해야 할 엄마의 품에서, 엄마의 손에 의해 짧은 생을 마감했다.


비극의 가해자는 친모 A씨. 법원은 그녀에게 살인죄를 물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될수록 드러난 진실은 단순히 비정한 엄마의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그 이면에는 극심한 산후우울증, 그리고 남편의 지속적인 학대와 폭언이 빚어낸 참담한 현실이 있었다.


로톡뉴스는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1심)과 광주고등법원(2심) 판결문을 통해 이 비극적인 사건의 전말을 재구성했다.


"모유 배달하며 살려낸 아이들인데..."


A씨에게 쌍둥이는 기적 같은 존재였다. 그녀는 두 차례의 유산을 겪은 뒤, 시험관 시술 끝에 어렵게 아이들을 임신했다.


하지만 시련은 일찍 찾아왔다. 임신 6개월 만인 2024년 4월, 아이들은 초미숙아로 세상에 나왔다.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서울의 한 병원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져 4개월간 생사를 오가는 치료를 받아야 했다.


전남 여수에 살던 A씨는 산후조리도 제대로 하지 못한 몸을 이끌고 1주일에 두 번씩 서울을 오갔다. 유축한 모유를 아이들에게 먹이기 위해서였다. 법원은 "피고인이 보통의 부모들이 하는 것 이상으로 애써왔다"고 인정했다.


남편의 폭언 "애들 시설 보내려 했다... 장애 생기면 네가 키울 수 있냐"


지난해 8월, 아이들이 퇴원해 집으로 돌아왔지만, 행복은 잠시였다. A씨는 육아를 전담해야 했고, 육아에 대한 부담감으로 우울증에 빠졌다. 남편은 육아를 돕기는커녕, 임신 기간부터 A씨에게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 쌍둥이 중 한 명에게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이 발생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였지만, 남편은 아내를 탓하며 책임을 추궁했다.


비극의 방아쇠가 당겨진 건 2024년 11월 16일이었다. 병원 검진을 다녀온 남편은 아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말을 내뱉었다.


"퇴원해서 애들 시설 보내려고 했다. 애기 장애 생기면 네가 케어할 수 있을 것 같냐."


남편은 과거 장애인 부모 밑에서 자라며 겪은 부정적 시선 때문에, 딸에게 장애가 남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절망감을 느꼈고, 그 분노를 아내에게 쏟아낸 것이었다.


"차라리 같이 죽자" 극단적 선택... 그리고 자수


남편의 말은 A씨가 그동안 쏟아부은 모든 노력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A씨는 남편이 아이가 다친 것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고 생각했고, 우울증은 극에 달했다.


결국 이틀 뒤인 11월 18일 아침, A씨는 "차라리 아이들을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극단적인 마음을 먹었다. 그녀는 자고 있던 7개월 된 두 딸의 얼굴을 이불로 덮어 숨지게 했다.


범행 직후 A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했고, 112에 직접 신고해 자수했다.


2심 법원 "남편 학대가 벼랑 끝으로 몰았다"... 징역 5년으로 감형


1심 재판부는 "아무런 방어 능력이 없는 아이들의 생명을 빼앗은 범행은 대담하고 결과가 참혹하다"며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광주고등법원은 1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으로 형을 낮췄다. 법원은 이 사건의 책임을 온전히 A씨 혼자 짊어지게 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산후우울증으로 약을 처방받았으면서도, 약 기운에 아이들을 제대로 못 돌볼까 봐 약조차 먹지 못했다"며 안타까운 사정을 언급했다.


특히 남편의 책임이 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남편은 피고인을 위로하거나 돕지 않은 채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을 일삼아 피고인의 고통을 극도로 가중시켰다"고 판단했다.


뒤늦게 법정에 선 남편은 이렇게 탄원했다.


"내가 조금만 다르게 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내가 아내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습니다. 이 모든 일은 제 탓입니다."


2심 재판부는 "가족과 사회의 두터운 지지가 있었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안타까움을 떨치기 어렵다"며 "피고인은 자신의 손으로 자녀를 살해했다는 죄책감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데, 이는 어떤 형벌보다 가혹한 고통일 것"이라며 감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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