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 수영장 워터슬라이드 역주행하다 꽈당… 5천만원 물어내라는 투숙객 향한 법원의 일침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펜션 수영장 워터슬라이드 역주행하다 꽈당… 5천만원 물어내라는 투숙객 향한 법원의 일침

2026. 08. 09 13:45 작성2026. 08. 09 13:47 수정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법원 "역주행은 상식 밖" 5천만원 청구 기각

자녀 구하려 했다는 말, 사고 당시엔 없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여름철 숙박시설의 야외 수영장. 물놀이를 즐기던 중 다쳤다면 누구 책임일까. 시설에 결함이 있었다면 당연히 업주가 책임져야겠지만, 만약 이용객이 상식 밖의 행동을 했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워터슬라이드를 거꾸로 걸어 올라가다 넘어져 다친 이용객이 펜션 주인에게 책임을 돌리며 수천만 원의 배상을 요구한 소송의 결과가 공개됐다.


"아이 구하려다 다쳤다"며 5,160만 원 요구한 투숙객


사건은 2021년 5월 29일, 경기도 안산시의 한 숙박시설 야외 수영장에서 발생했다.


투숙객 A씨는 이곳에 설치된 워터슬라이드를 이용하던 중 경추 염좌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이후 추간판탈출증 등 영구장해 진단까지 받게 된 A씨는 펜션 운영자를 상대로 5,167만 5,306원을 물어내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A씨가 내세운 사고의 경위는 이랬다.


> "아이가 튜브를 타고 내려오던 중, 누군가 역주행하는 바람에 아이 튜브가 중간에 멈췄다. 아이를 내려오게 하려고 내가 워터슬라이드를 거꾸로 올라가다가 넘어져 다쳤다."


그러면서 A씨는 펜션 측이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았고, 워터슬라이드에 역주행 금지 등 안전수칙을 게시하지 않았으며, 바닥에 충격 완화 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적으로 펜션 주인의 안전배려의무 위반 때문이라는 주장이었다.


법원의 팩트체크 "어른이라면 역주행 안 되는 건 상식"


하지만 1심과 2심 재판부(서울북부지방법원)의 판단은 냉정했다.


재판부는 투숙객 A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펜션 운영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전혀 없다고 판결했다. 판결문을 꼼꼼히 뜯어보면, 법원은 이 사건의 본질이 A씨의 '역주행'이라는 명백한 부주의에 있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특히 안전수칙을 게시하지 않았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 뼈 있는 일침을 가했다.


> "비록 역주행하지 말도록 주의하는 내용의 안전수칙이 게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성인인 피고(A씨)가 워터슬라이드를 역으로 올라가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에 관하여 피고에게 별도의 고지나 안내가 필요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굳이 '거꾸로 올라가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을 붙여놓지 않았더라도, 성인이라면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미끄럼틀을 거꾸로 걸어 올라가면 안 된다는 것쯤은 스스로 판단해야 할 상식이라는 뜻이다.


또한, 펜션 수영장은 투숙객 전용이므로 체육시설법에 따른 안전관리요원 배치 의무도 없다고 판단했다.


뒤늦게 급조된 변명? "사고 당시엔 그런 말 없었다"


아이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역주행을 했다는 A씨의 항변 역시 법정에서 통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A씨의 언행과 객관적 증거 부재를 꼬집었다.


> "피고가 자녀의 사고 방지를 위하여 역주행을 하던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사고 발생 무렵에는 그와 같은 언급을 한 사실이 없고 그와 관련된 아무런 자료도 없다."


결정적으로 재판부는 이 사고가 "워터슬라이드를 그 사용방법 대로 사용하던 중 발생한 것이 아닌 역주행으로 이용하여 발생하게 된 점"을 명확히 하며, 사고 원인은 시설 하자가 아니라 전적인 A씨의 과실이라고 결론 내렸다.


2심 재판부 역시 "이 사건 사고가 워터슬라이드의 설치·보존상 하자와는 무관하게 피고의 부주의 또는 다른 사정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