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보험 안 들면 감옥행" 집주인들 분통 터뜨렸지만... 헌재 "입법 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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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보험 안 들면 감옥행" 집주인들 분통 터뜨렸지만... 헌재 "입법 정당했다"

2025. 12. 05 13:35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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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보험 가입 의무화 및 처벌 조항 합헌 결정

"세입자 보호가 우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월세 몇 푼 받으려다 전과자 되게 생겼습니다. 영세한 집주인한테까지 보험 가입을 강제하고 감옥까지 보내는 건 너무한 것 아닙니까?"


정부가 세입자 보호를 위해 꺼내 든 '임대보증금 보증보험 의무화' 카드를 두고 소규모 임대사업자들이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헌법재판소가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헌재는 집주인이 짊어져야 할 금전적 부담이나 형사처벌의 공포보다, 세입자가 보증금을 떼이지 않고 안전하게 돌려받는 공익이 훨씬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과거 보증보험 미가입 시 집주인을 형사처벌 할 수 있게 했던 법적 근거가 헌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음이 확인됐다.


"어제는 면제, 오늘은 의무?" 하루아침에 범죄자 될 처지에 놓인 집주인들

사건은 2020년 8월, 이른바 '임대차 3법' 등 부동산 대책이 쏟아지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법이 바뀌기 전까지 대한민국에서 '보증보험 가입'은 대규모 사업자들의 몫이었다. 100호 이상의 주택을 굴리는 대형 임대사업자나 건설임대주택 사업자만 가입하면 됐고, 소소하게 몇 채를 운영하는 소규모 사업자들은 가입 의무가 없었다.


그런데 2020년 8월 18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정부가 등록된 '모든' 민간임대주택에 대해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이제 집주인의 규모와 상관없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다면 무조건 보증보험에 가입해야만 했다.


문제는 처벌 수위였다. 법은 단순히 "가입하세요"라고 권고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가입하지 않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강력한 형사처벌 조항이 적용됐다.


이에 2020년 8월 이전에 등록했던 소규모 임대사업자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정부가 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의무를 지우고 안 지키면 감옥에 보내느냐"는 것이었다. 이들은 갑작스러운 의무 부과와 과도한 처벌이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2020년과 2021년, 헌법재판소의 문을 두드렸다.


"보험료가 너무 비싸다?" 헌재가 직접 계산기 두드려보니

2025년 11월 27일, 헌법재판소(2020헌마1312, 2021헌마13 병합)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청구인들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헌재가 집주인들의 호소를 받아들이지 않은 첫 번째 이유는 '돈'이었다.


청구인들은 보험료 부담이 너무 크다고 주장했지만, 헌재의 계산 결과는 달랐다. 헌재는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서울보증보험의 요율을 근거로 제시하며, 임대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수수료가 임대보증금의 약 0.073%에서 1.590% 수준에 불과하다고 봤다.


헌재는 "전체 보증수수료 중 25%는 세입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집주인은 나머지 75%만 내면 된다"며 "실질적으로 집주인이 부담하는 금액은 연간 보증금의 1.5%를 넘지 않아 과도한 부담이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빚이 적은 집주인은 돈을 한 푼도 안 낼 수도 있다. 헌재는 "대출금과 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주택 가격의 60% 이하라면 보증 대상 금액이 '0원'이 되어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짚었다. 즉, 갭투자를 무리하게 하지 않은 건전한 임대인이라면 비용 부담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보험 안 들었다고 전과자 만드는 건 너무해" vs "강력한 처벌 없으면 누가 지키나"

집주인들이 가장 억울해했던 부분은 바로 '형사처벌'이었다. 행정적인 과태료 정도면 충분한데, 보증보험 미가입을 범죄로 취급해 징역형까지 규정한 건 과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헌재는 입법자의 '강공'을 인정했다. 헌재는 "어떤 행위를 범죄로 정하고 형벌을 내릴지는 입법자가 정책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며 "형사처벌을 통해서라도 보증 가입을 강제해야 세입자가 보증금을 떼이는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판시했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법이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2021년 9월 법이 다시 개정되면서 지금은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형사처벌 대신 '과태료'를 문다. 하지만 헌재는 "나중에 법이 완화됐다고 해서 과거의 형사처벌 조항이 위헌인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당시 상황에서는 강력한 제재가 필요했다는 판단이다.


"정부가 말 바꿨다"는 배신감? 헌재 "영원한 면제 약속한 적 없다"

마지막 쟁점은 정부에 대한 '신뢰' 문제였다. 집주인들은 2017년 정부가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당시, 각종 혜택을 약속해놓고 뒤늦게 의무를 부과한 건 신뢰를 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냉정했다. 헌재는 "당시 정부 발표에는 세금 감면 혜택 등이 있었을 뿐, 보증 가입 의무를 영원히 면제해주겠다는 내용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정부 정책에 따라 제도는 언제든 바뀔 수 있고, 단순히 혜택을 줬다고 해서 규제를 강화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헌재는 "보증 가입 의무화로 침해되는 집주인의 사익보다, 이를 통해 달성하려는 '세입자 주거 안정'이라는 공익이 훨씬 크다"며 합헌 결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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