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의 친구에게 "당신 친구가 사기 쳤다, 도와달라" 메시지 보내면, 명예훼손?
사기꾼의 친구에게 "당신 친구가 사기 쳤다, 도와달라" 메시지 보내면, 명예훼손?
1 대 1 메시지로 전달한 대화도 '명예훼손'에 해당

"나한테 사기를 친 사람이다"는 말을 할 권리가 피해자에게 있는 걸까요? 변호사들은 "명예훼손 가능성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저기 혹시…〇〇〇을 아시나요? 제가 그 사람에게 사기를 당했습니다. 도와주세요"
중고거래에 나섰다가 사기를 당한 A씨. 너무 화가나 페이스북을 뒤져 중고거래를 했던 B씨를 찾아냈다.
그곳에서 B씨의 친구로 보이는 사람들을 찾아 1 대 1 메시지를 발송했다. 홧김에 메시지를 보내긴 했지만, 시간이 지난 후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괜히 일을 크게 만든 것만 같았다.
"괜히 이걸로 걸고 넘어지면 어떡하지?"A씨는 혹시 자신이 했던 행동에 문제가 있을지 변호사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변호사들은 "(B씨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형법 307조의 명예훼손죄는 ①공연히 구체적인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적시(摘示)해 ②사람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발생한다.
A씨의 경우 B씨의 친구에게 메시지로 "당신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 경우에는 명예훼손죄 성립에 있어 ①공연성이 쟁점이 된다.
법무법인 한송의 류상훈 변호사는 "명예훼손죄는 공연성이 성립되어야 하는데, 대법원 판례를 보면 공연성을 전파 가능성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우리 법원은 한사람에게만 사실을 적시해도 전파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을 인정하고 있다(2004도2880).
이런 취지에 따르면 A씨는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법무법인 명재의 김연수 변호사와 같은 법인의 최한겨례 변호사는 "1 대 1 대화의 경우에도 전파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돼 명예훼손죄 성립이 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변호사들은 A씨가 문자메시지를 이용했기 때문에 정보통신망법 위반 여부도 검토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경우 처벌 수위가 높아진다.
형법상 명예훼손죄는 2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이지만,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정보통신망법은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요건을 추가로 있어야 한다.
법률사무소 황금률의 박성현 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에는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박성현 변호사는 "피해복구와 도움 요청을 위해 (B씨의) 친구들에게 연락을 취한 것이므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비방할 목적은 없어 보인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