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봤다, 해봤다…정인이 아픔 전달하려는 검찰의 '눈물' 나는 노력
맞아봤다, 해봤다…정인이 아픔 전달하려는 검찰의 '눈물' 나는 노력
법의학자와 검사가 직접 겪어본 고통과 슬픔

서울 양천구 입양아동 학대 사망사건(일명 정인이 사건)에 임하는 검찰의 태도는 적극적이었다.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실제 내가 해봤다"는 주장이 여러 차례 펼쳐졌다. 평소 재판에서 잘 볼 수 없는 입증 방식이었다. /JTBC '검사내전' 홈페이지 캡처, 게티이미지,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보기에 그렇지 않느냐"는 주장보다 "내가 해봤다"는 말 한마디가 재판부와 방청객 마음을 더 크게 흔들었다. 검찰은 이미 떠나고 없는 정인이의 아픔을 재판부에 대신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있었던 '서울 양천구 입양아동 학대 사망사건(일명 정인이 사건)'의 다섯 번째 공판은 검찰의 노력이 빛난 시간이었다.
사망 아동(정인이)이 죽기 전까지 겪은 아픔을 직·간접적으로 느껴보고, 이를 재판부와 방청객에게 전달하려는 시도들이 눈에 띄었다.
우선, 검찰은 이번 공판에서 이정빈 가천대 법의학과 석좌교수가 제출한 감정서를 읽었다. 이 석좌교수는 정인이의 사인을 재감정한 법의학자로, 이번 감정서에 정인이의 췌장 절단과 장간막 파열에 대한 의견을 주로 담았다.
또한 겨드랑이에서도 고문에 가까운 학대 흔적이 있다는 점이 감정서에서 언급됐다.
"실험적으로 겨드랑이를 맞아본 결과, 맞고 바로 고꾸라질 정도였다."
이 석좌교수는 이번 감정서를 위해 본인이 직접 맞아보고 그 고통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확인해봤다고 밝혔다. 재판정까지 정인이가 학대로 느꼈을 신체적 고통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이어 "가해자가 겨드랑이를 때리면 기절에 맞먹는 고통이 있을 수 있고, 심한 고통으로 쩔쩔매는 듯한 양상을 보인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양부모가 촬영한 동영상이 다수 공개됐다. 영상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 중 일부로, 양부모가 정인이에게 몸과 마음에 심한 정도의 학대를 가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취지로 채택했다.
검찰 측은 양부의 학대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재현해봤다고 밝혔다. 양부가 정인이의 양손을 붙잡고 무척 빠른 속도로 손뼉을 치게 하는 영상이 그것이었다. 영상 속에서 정인이는 양부의 행동에 저항하거나 손을 가눌 힘도 없이 고통스러워하기만 했다.
검사는 "20개월이 넘는 제 아이에게 제가 직접 해봤는데 아이가 굉장히 아파했다"고 말했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내용을 직접 해보며 정인이가 겪었을 감정과, 아이를 장난감처럼 다루는 양부의 의식을 확인해본 것이었다. "동영상만 보면 별로 아프지 않아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계속 팔을 꽉 잡고 손뼉을 치게 했다는 점이 정서적 학대"라고 강조했다.
지난 1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정인이 사건을 다루면서, 정인이가 사망했을 때 당시처럼 췌장이 파열되려면 약 4000N(뉴턴)의 충격이 가해져야 한다는 내용으로 실험을 해본 바 있다.
이 실험은 지난달 17일 있었던 네 번째 공판에서 법의학자인 유성호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가 언급하기도 했다. 유 교수는 정인이가 양모에 의해 밟혔다는 근거로 이 실험 내용을 제시했다.
이번 다섯 번째 공판에서 검찰 측은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영상을 증거로 채택했다. 영상은 법정에서 5분 정도 재생됐다. 성인 여성이 소파에서 손바닥 두 개 크기의 쿠션을 향해 뛰어내릴 때 화면 속에 3869N(약 394kg의 힘)이 표시됐다. 두 법의학자의 증언이 영상으로 다시 한번 재판정에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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