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멤버들의 개인정보는 이렇게 털렸다
걸그룹 멤버들의 개인정보는 이렇게 털렸다
경찰서 민원실에 배치된 5일차 공익요원, 걸그룹 멤버 6명 운전면허증 유출
팬들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에 공유⋯처벌은 벌금 2000만원

경찰서 민원실에 배치된 공익요원 A씨가 걸그룹 멤버들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게티이미지⋅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텔레그램 n번방 성 착취 사건 당시 문제로 지적됐던 '공익요원'의 개인정보 취급.
당시 조주빈이 몸통이었다면, '송파구청 공익' 최씨와 조주빈과 자신이 스토킹하던 선생님의 아이를 살해해 달라고 청부한 강씨 등은 조주빈의 손과 발이었다. 피해자들의 신상정보를 넘기고, 조주빈은 이를 바탕으로 협박을 일삼았다.
당시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공익요원이 분명히 더 있을 것"이라며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더 많을 거라는 합리적 의심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n번방과 관련된 범행은 아니었지만, 이들과 비슷한 시기에 같은 걸그룹 멤버 6명의 개인정보를 통째로 유출한 공익요원이 있었다. 경찰서 민원실에서 근무한 A씨는 멤버들의 운전면허증이 나온 컴퓨터 화면을 한장 한장 자신의 휴대전화로 찍었다.
그날은 A씨가 경찰서 민원실로 배치를 받은 지 5일째 되는 날이었다. 과태료 납부와 관련된 행정 업무를 맡았던 A씨는 과태료 미납 내역 등을 조회하는 교통경찰업무시스템(TCS)의 권한을 부여받았다. A씨는 이를 이용해 한 걸그룹 멤버들의 이름을 차례로 검색했다.
A씨는 해당 걸그룹 멤버 6명의 운전면허증 사진을 컴퓨터 화면에 띄웠다. 그렇게 5일 차 공익요원의 검색 몇 번에 이들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면허취득 일자⋅장소 등 내밀한 개인정보는 그대로 외부로 노출됐다. 해당 걸그룹 팬들에게 이를 공유했기 때문이다.
그의 범행이 적발된 건 바로 이 행동 때문이었다. 누군가 A씨를 국민 신문고에 신고했고,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자백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 우리 법(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제6호)은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당한 권한 없이 타인의 개인정보를 훼손⋅위조⋅유출했을 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재판 결과는 벌금 2000만원이었다. 지난 4월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 6단독 박상한 판사는 A씨를 위와같이 처벌했다.
박 판사는 "A씨의 죄질이 좋지 않다"고 봤다. "연예인 6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했고, A씨의 행위로 인해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수집⋅관리에 관한 국민들의 신뢰가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행을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는 점 △형사처벌 전과가 없는 점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르진 않은 점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들에게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사유라고 밝혔다.
피고인과 검찰 측이 모두 항소하지 않아 이 형은 확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