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고 코 베일 위기의 포항 덮죽 사장님을 위한 구세주 '부정경쟁방지법'
눈 뜨고 코 베일 위기의 포항 덮죽 사장님을 위한 구세주 '부정경쟁방지법'
방송에서 극찬받았던 메뉴 '덮죽', 한 프랜차이즈업체가 무단 판매
원조 포항 사장님의 SNS에 호소 "제발 뺏어가지 말라"
해당 업체의 사과로 일단락됐지만⋯이런 얌체 업체들 대응할 방법은 없을까

자신이 개발한 메뉴로 백종원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포항 덮죽집 사장님이 주말에 올렸던 SNS 게시글이 큰 파장을 낳았다. "/특허청⋅유튜브 'SBS Entertainment'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뺏어가지 말아 주세요 제발⋯."
수개월간 고민하고 연구해 개발한 메뉴로 SBS 골목식당에 출연해 백종원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포항 덮죽집 사장님. 그가 지난 주말에 올린 SNS 게시글이 큰 파장을 낳았다.
어느 양심 없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방송 이후 방송에 공개된 '덮죽' 레시피를 무단으로 가져가 조직적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호소였다.
그러자 "이렇게 대놓고 남의 것을 빼앗아도 아무 조치를 취할 수 없는 거냐"는 분노의 반응이 잇따랐다. '무단 사용' 논란이 인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해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결국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는 사과문을 내고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포항 덮죽집 사장님은 자신의 비밀 레시피인 '덮죽'을 법적으로 보호받게 된 걸까. 법률 전문가들은 "그건 아니다"고 했다. 이런 일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수년간 공들인 비법을 훔쳐 가서 자기 것인 양 돈을 버는 '얌체' 업체들에 대응할 방법들은 무엇인지 로톡뉴스가 변호사들과 알아봤다.
포항 덮죽 사장님이 자신의 제품을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①상품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덮죽 레시피'의 독점적 사용권을 인정받는 방법과 ②상품의 표현이라 할 수 있는 '덮죽'이란 상표권을 인정받는 방법이 있다.
이 중 첫 번째 방법(①)이 통할 여지는 크지 않다. 특허 등록을 통해 레시피의 권리를 독점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불고기'의 레시피가 저작권으로 보호받는다면, 불고기를 요리해 먹을 때마다 값을 지불해야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레시피의 특허 등록은 그 기준이 매우 높고 까다롭다.

상표를 특허청에 등록하면 해당 상표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포항 덮죽 사장님은 방송이 나간 지 약 3주가 지난 뒤였던 지난 8월 4일 '소문덮죽'과 '시소덮죽'이라는 메뉴를 상표로 출원했다. 12일 현재까지 심사가 진행 중이다. 바꿔말하면 아직 상표권을 얻지 못했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논란의 프랜차이즈 업체는 '골목저격 시소덮죽', '골목저격 소문덮죽'이라는 메뉴 이름을 내걸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레시피도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고 메뉴명에 대한 상표도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상황이니, 포항 덮죽 사장님은 눈 뜨고 당할 수밖에 없는 걸까.
변호사들은 "방법이 있다"고 답했다.
법률 자문

서울특허변호사회 부회장을 역임 중인 최재윤 변호사(법무법인 태일)는 "아직 상표권 등록이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표법의 적용은 어려울 수 있지만,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처벌 또는 손해배상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사한 이름(상표)을 사용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다른 두 회사의 제품을 동일한 하나의 회사 제품으로 혼동할 수 있게끔 하는 등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인정된다면,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형사처벌 될 수 있다"고 했다. 손해배상책임 또한 인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허법인 출신의 김훈찬 변호사(법률사무소 대환)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김 변호사는 "덮죽이라는 상품이 방송을 통해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어,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해당 메뉴 이름만으로도 포항의 덮죽집에서 판매하는 메뉴라고 인식될 정도에 이르렀다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 경우 부정경쟁방지법에 기초하여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직 상표권 등록을 받기 이전이라고 하더라도, 상표법에 따라 제지할 수 있다고 본 변호사도 있다.
변리사 자격을 가진 이수학 변호사(법무법인 테헤란)는 "등록 전이라도, 상표법 제58조에 따라 출원 신청한 상표와 동일ㆍ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는 자에게 서면으로 경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후 상표권 등록을 마친 이후에는, 경고 후 상표권을 등록할 때까지의 기간에 발생한 해당 상표의 사용에 관한 업무상 손실에 상당하는 보상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아직 상표로 정식 등록되기 전이라도 미리 경고를 해두면 상표 등록 후에 '경고를 무시하고 사용한 날짜'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취지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논란이 된 업체보다도 한발 앞서 '덮죽'에 관한 상표를 출원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으로 추정되는 이 사람은 7월 16일 '덮죽'이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이는 '덮죽' 메뉴를 개발한 포항의 덮죽집이 방송에 본격적으로 소개됐던 바로 다음 날이다.
특허청은 먼저 출원한 사람의 상표를 인정하는 '선(先)출원주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쉽게 말해 선착순이기 때문에, 해당 상표와 전혀 무관한 사람이 상표를 출원하여 독점적 권리를 행사하려는 경우도 빈번하게 있다.
그렇다면 '덮죽'을 개발한 포항의 사장님은 '덮죽'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걸까?
변호사들은 위와 같은 경우 '예외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최재윤 변호사는 "상표 출원 시점에 특정인의 것으로 인식된 상표와 동일한 상표로서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점이 인정될 경우 상표 선출원에도 불구하고 등록이 불허될 수 있다"고 했다.
김훈찬 변호사도 "사안에서 덮죽이라는 표장은 포항 덮죽집의 상품을 표시하는 상표로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기 때문에 일반 수요자에게 포항 덮죽집의 메뉴라고 인식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구체적인 정황을 살펴야겠지만 선출원자가 단순히 덮죽이라는 표장의 유명세에 편승하여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 출원을 한 것이라면 부정한 목적이 인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상표법 제34조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하여 상표등록이 거절될 수 있다.
상표법 제34조 제1항은 상표권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없는 상표에 대하여 21가지 유형을 보여주는 규정이다.
이수학 변호사도 "상표법(제34조)에 따라 거절 결정을 받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했다. 또한 "위와 같이 모방 상표출원이 거절된 이후에는 정당 출원인의 상표출원은 다른 이유가 없는 한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종합해보면, '덮죽'이라는 상표권은 포항 사장님이 지킬 확률이 높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