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마약 의심 신고했다가 '거짓 신고'로 재판까지… 법원 "일반인은 구분 힘들어"
[무죄] 마약 의심 신고했다가 '거짓 신고'로 재판까지… 법원 "일반인은 구분 힘들어"
마약 투약을 의심해 112에 신고했다가
거짓 신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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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마약 투약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가 거짓 신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단정적인 사실을 신고한 것이 아니라 진상 파악을 요청한 것으로 보이며, 일반인 시각에서 만취 상태와 마약 투약 상태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마약 하는 것 같다" 112 신고…알고 보니 투약 사실 없어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5년 4월 20일 오후 4시 27분경 서울 용산구의 한 장소에서 피고인 A씨가 112에 전화를 걸면서 시작됐다.
A씨는 "어떤 40대 여성이 마약하는 것 같다"며 "눈이 풀려있고, 흰색 상의, 파란색 모자, 검정색 바지를 입고 있다"고 구체적인 인상착의를 경찰에 알렸다.
하지만 경찰 출동 결과, A씨가 지목한 여성은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검찰은 A씨가 있지 아니한 범죄사실을 공무원에게 거짓으로 신고했다며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법원 "고의적 거짓 신고라 단정하기 어려워"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방법원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의 신고가 '어떤 여성이 마약 하는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특정인이 마약류 투약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단정적이고 확정적인 사실을 신고한 것이 아니라, 범죄 의심이 있으니 출동하여 진상을 파악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일반인의 시각에서 술에 취한 사람과 마약 등 환각성 물질을 흡입한 사람의 거동이나 신체 상태를 분명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A씨가 단속 경찰관에게 구체적인 답변 대신 '미안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서도 재판부의 시각은 달랐다.
이를 거짓 신고에 대한 자백으로 보기보다는, 결과적으로 자신의 신고로 인해 경찰 행정력이 낭비된 것에 대한 유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술을 마시다가 우연히 옆 테이블에서 마약 관련 단어 등이 포함된 대화를 듣게 되었고, 동공이 풀린 상태에서 소파에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널브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 마약을 한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신고 경위를 더해보면 A씨가 거짓 신고의 고의로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참고]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고단1636 판결문 (2026. 1. 15.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