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배송된 쿠팡 택배 찾아왔을 뿐인데…경찰서에서 '절도죄'로 연락이 왔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오배송된 쿠팡 택배 찾아왔을 뿐인데…경찰서에서 '절도죄'로 연락이 왔다?

2026. 09. 03 15:01 작성
송광범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kb.song@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쿠팡에 '수거 요청'까지 했는데 한 달 반 뒤 경찰 조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쿠팡 새벽 배송으로 다른 사람의 물건을 받은 A씨.


출근길에 자신이 받은 택배의 주소지로 가보니 자신의 택배가 있어 가져왔다. 다른 사람의 물건은 다시 집 앞에 두고 쿠팡 고객센터에 수거해달라고 요청까지 했다.


그런데 한 달 반 뒤, A씨는 경찰로부터 절도 혐의로 조사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자신의 물건을 찾아온 것뿐인데 절도죄 피의자가 될 수 있는 걸까?


'내 택배' 찾아왔는데 왜 절도죄?


A씨는 최근 쿠팡 새벽 배송으로 온 상품이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알게 됐다. 자신의 택배는 다른 주소로 오배송된 상황이었다.


A씨는 출근길에 택배 상자에 적힌 주소지로 찾아가 자신의 물건을 찾아왔다.


그리고 원래 A씨 집으로 잘못 배송됐던 타인의 물건은 문 앞에 두고, 쿠팡 1대1 채팅 상담으로 수거를 요청했다.


상담사는 A씨에게 “해당 상품은 회수가 어려워 번거로우시겠지만 처분 부탁드려도 될까”라며 “받아보지 못한 주문자님께는 별도로 연락드려 새 상품으로 출고 도와드릴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A씨는 정당한 절차를 밟았다고 생각했지만, 한 달 반이 지나 경찰로부터 절도 혐의로 출석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절도죄 판단의 핵심은 '훔치려는 의도'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절도죄로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절도죄의 핵심 요건인 '불법영득의사(불법적으로 다른 사람의 물건을 자기 것처럼 가지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법무법인(유한) LKB평산 김정길 변호사는 "자신의 택배를 찾아온 것이라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불법영득의 의사 자체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절도죄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해야 성립하는데, A씨는 자신의 물건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 역시 "본인의 택배를 회수하고 잘못 온 상품은 쿠팡에 알리는 등 정당하게 조치했으므로 불법영득의사가 전혀 없어 무혐의를 주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채팅 내역만으론 부족?…'오배송' 입증할 객관적 자료 확보해야


변호사들은 A씨가 사건 직후 쿠팡에 연락한 1대1 채팅 내역이 '훔칠 의도가 없었음'을 증명하는 가장 중요한 증거라고 봤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변호사는 "실제로 가져간 물건이 본인의 주문품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하므로 현재의 채팅 내역만으로 충분한지는 조사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변호사들은 무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추가적인 객관적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경찰 출석 전 쿠팡에 주문내역, 운송장, 배송완료 사진, 배송기사 배송기록, 오배송 및 상담 이력 등을 요청해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13년간 경찰로 재직했던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당일 해당 주소로 이동한 동선이 확인되는 교통카드 사용 내역이나 이동 경로 기록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 어떻게 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