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쉬어라" 문자 보낸 이성윤, 그걸 폭로한 '윤석열 사단'⋯양보 없는 서초동 전쟁
"잘 쉬어라" 문자 보낸 이성윤, 그걸 폭로한 '윤석열 사단'⋯양보 없는 서초동 전쟁
서초동 최대 화두로 떠오른 두 건의 문자 메시지
추미애 "윤석열 징계할 방법 찾아라" 지시 문자
이성윤 "휴식이 있는 복된 시간 되시길" 조롱성 문자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좌천된 간부에게 부적절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논란이 있는 가운데 취임했다. 해당 문자메시지는 재구성한 이미지. /연합뉴스
"그냥 둘 수는 없지요. 지휘감독 권한의 적절한 행사를 위해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놓길 바랍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평화와 휴식이 있는 복된 시간 되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늘 감사합니다."
(이성윤 검찰국장)
지난 주말 '문자 메시지' 두 건이 서초동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청와대의 신임을 받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성윤 검찰국장(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작성한 메시지였다. 수신자는 각각 법무부 정책보좌관과 강남일 대검찰청 차장검사였다.
한 배를 탄 추 장관과 이 검찰국장이 '윤석열 사단'과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긴장 수위가 지나치게 올라가면서 공개돼선 안되는 메시지들까지 대중에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다가 기자들 카메라에 핸드폰 화면이 잡혔다. 때마침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한 문자 메시지를 작성 중이었다.
당시 추 장관은 법무부 조두현 정책보좌관에게 "지휘감독 권한의 적절한 행사를 위해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놓길 바랍니다"라고 타이핑하고 있었다. 이보다 3시간 전쯤엔 이낙연 국무총리가 "검찰 고위간부 인사와 관련해 필요한 대응을 검토하고 실행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터라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법무부 정책보좌관에게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추 장관의 스마트폰 화면에 상단에는 "그냥 둘 수 없다"고 적은 내용도 있어서 그런 해석에 더욱 힘이 실렸다.
이 갈등은 지난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때 촉발됐다. 추 장관은 이번 인사에서 윤 총장의 대검 참모들을 대거 좌천시켰는데, 인사를 확정하기 전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두고 윤 총장과 갈등을 빚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에게 먼저 '의견을 내라'고 했지만 윤 총장이 불응했다"는 입장이고, 윤 총장 측은 "장관이 검찰청법을 지키지 않았다"고 맞섰다.
그런 와중에 추 장관의 문자 메시지가 공개된 것이었다.
추 장관의 메시지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엔 이성윤 검찰국장의 문자 메시지가 논란이 됐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성윤 검찰국장이 좌천성 인사 대상이 된 검찰 간부들에게 조롱과 독설이 섞인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며 "권력에 취해 이성을 잃은 듯한 문자였다"고 폭로하면서다.
문자 수신자로 지목된 사람은 강남일 대검 차장검사였다. 대검 차장은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검찰 넘버투'다. 윤 총장의 오른 팔인 셈이다. 법무부는 강 차장을 이번 인사에서 대전고검장으로 인사이동됐다. 대검 차장으로 부임한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지방으로 강제 이동된 모양새여서, 검찰 내부에서는 '좌천성 인사'로 해석됐다. 그런 인사를 실무적으로 책임진 사람이 이성윤 당시 검찰국장이었다.

이성윤 검찰국장(現 서울지검장)이 강남일 대검찰청 차장검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재구성했다. /그래픽 편집=조하나 기자
이 검찰국장은 강 차장에게 "존경하는 차장님! 늘 좋은 말씀과 사랑으로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시작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평화와 휴식이 있는 복된 시간 되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이 부분이 논란이 됐다. 검찰 최중심부에서 일하던 대검 차장을 지방으로 좌천시킨 당사자가 '평화와 휴식'을 이야기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대검의 기획관(차장검사)급 검사는 "휴식을 언급한 건 '일하지 말고 쉬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데, 상당히 부적절하다"며 "대전고검장은 쉬러가는 자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대검 관계자도 "평화가 있는 시간도 문제"라며 "지금까지는 '불화의 시간'이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성윤 검찰국장은 13일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로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필요하다"며 "수사의 단계별 과정마라 한 번 더 생각하고, 절제와 자제를 거듭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검장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와 열망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검찰 구성원 한분 한분이 검찰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그 답"이라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전북 고창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다. 이때문에 검찰 내 대표적 '친문(親文⋅친문재인)'으로 꼽힌다. 이 검사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 검사장으로 승진해 법무부 검찰국장 등 핵심 보직을 거쳐 이날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을 책임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