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혼수 해온 아내에게 "벤츠도 내놔"…재산분할, 누구 주장이 더 합리적일까
2억 혼수 해온 아내에게 "벤츠도 내놔"…재산분할, 누구 주장이 더 합리적일까
소송 전 부동산 가처분부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의 결혼 생활은 2017년 시작됐다. 당시 남편은 2억 7천만 원에 분양받은 경기도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다. 아이 없이 6년간 이어진 결혼 생활 동안 부부는 맞벌이를 하며 돈을 모았다. A씨는 결혼 당시 혼수로 2억 상당의 외제차와 명품 시계 등을 해왔다.
시간은 흘러 2023년, 부부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꿈꿨다. 남편의 경기도 아파트를 5억 4천만 원에 팔고, A씨의 개인 돈 1억과 결혼 생활 중 함께 모은 3억을 보태 서울에 13억짜리 신축 아파트를 매수했다.
꿈에 그리던 우리 집이었기에, A씨는 등기부등본에 남편의 이름 석 자만 박히는 것에 개의치 않았다. 6년간 쌓아온 신뢰에 대한 대가가 배신일 줄은 상상조차 못 한 채였다.
행복할 것만 같던 새집에서의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딪힌 A씨는 남편에게 협의 이혼을 제안했다. 재산분할이 가장 큰 쟁점이었다.
A씨는 자신이 기여한 몫을 4억 5천만 원으로 계산하고 이를 요구했다. 하지만 남편의 대답은 냉담했다. “3억만 받는다면 협의해주겠다. 그리고 당신 명의로 된 벤츠는 내 명의로 바꿔달라.” A씨는 남편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내 돈 4억 넣었는데 3억 줄게? 법원이 인정할 내 몫은
변호사들은 A씨의 요구가 합리적이며, 오히려 남편의 제안이 A씨의 기여를 상당히 축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분할 대상 재산은 서울 아파트의 순자산 가치다. 시세 13억에서 대출 4억을 뺀 9억이 그것이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정진아 변호사는 “맞벌이를 했고 아파트 구매자금의 상당 부분을 보탠 점을 고려하면 아내의 기여도는 50%로 볼 수 있다”며 “순자산 9억의 절반인 4.5억은 아내 몫”이라고 분석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A씨는 서울 아파트 구매에 자신의 돈 1억과 공동 생활비 3억 등 총 4억을 직접 투입했다. 여기에 혼수 2억까지 고려하면 A씨의 기여는 명백하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기여도를 45%로 본다면 아파트 순자산에 대해서만도 4억 5백만 원”이라며 “A씨가 제안한 4.5억은 매우 합리적인 요구”라고 설명했다.
남편의 결혼 전 아파트, 정말 남편만의 재산일까?
남편 측은 결혼 전 소유했던 경기도 아파트가 자신의 ‘특유재산’(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이므로, 이를 판 돈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다르다.
결혼 생활 6년 동안 남편의 아파트 가치는 2.7억에서 5.4억으로 두 배 뛰었다. 이 증가분 2.7억에 대해서는 아내의 기여를 인정하는 것이 판례의 태도다.
한대섭 변호사는 “아내가 맞벌이를 통해 생활비를 분담하고 가사를 돌봄으로써 남편의 자산이 유지되고 증가하는 데 기여한 것이 명백하다”며 “따라서 가치 증가분 2.7억 역시 공동재산에 포함돼 분할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A씨의 6년간의 노동과 기여가 남편의 개인 재산을 불리는 데 공헌했다는 의미다.
"소송은 시간 낭비" 남편 압박… 변호사의 묘수는?
남편은 “소송은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며 A씨를 압박하고 있다. 실제로 소송은 감정 소모가 크다. 하지만 부당하게 낮은 금액으로 서둘러 합의하는 것은 더 큰 후회를 남길 수 있다.
변호사들은 소송까지 가기 전 ‘조정이혼’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법무법인 더든든 추은혜 변호사는 “가정법원 조정이혼은 3~4개월 내 마무리 가능하며, 조정조서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어 강제집행이 가능하다”며 “소송보다 신속하고 비용도 적게 들며 합의 내용이 법적으로 보장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편 명의의 아파트를 묶어두는 조치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협의나 소송 진행에 앞서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남편이 아파트를 임의로 처분하거나 추가 담보대출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해 가처분 신청은 필수”라고 말했다. 만약 협의로 마무리 짓더라도, 합의 내용은 반드시 지급 시기와 방법을 명시해 공정증서로 작성해야 법적 효력을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