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유료방 아청물 결제 후 ‘계정 삭제’…증거인멸죄로 더 처벌받을까요?
텔레그램 유료방 아청물 결제 후 ‘계정 삭제’…증거인멸죄로 더 처벌받을까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 혐의, 법정형 ‘징역 1년 이상’
초범인데 집행유예 가능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최근 텔레그램의 한 유료 채널에 가입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과 불법 촬영물을 취급하는 곳이었다.
3차례에 걸쳐 돈을 내고 영상을 봤지만, 이내 죄책감에 휩싸였다. 그는 계정을 탈퇴하고 관련 파일을 모두 삭제했다. 하지만 해당 채널이 경찰 수사망에 오른 사실을 알게 된 뒤 두려움이 커졌다. 자신의 결제 내역을 경찰이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A씨는 “아청물 소지죄는 최소 1년 이상 징역이라는 사실에 두렵다”며 “파일을 삭제한 행동이 증거인멸 혐의로 인정돼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까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A씨는 실형을 피할 수 있을까?
죄책감에 계정 지웠는데…‘증거인멸죄’ 추가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자신의 계정과 파일을 삭제한 행위 자체만으로 증거인멸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변호사들은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없앴을 때 적용되는 범죄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서울분사무소의 박건일 변호사는 “형법상 증거인멸죄는 원칙적으로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경우에 적용된다”며 “본인 스스로의 범죄에 대한 증거를 인멸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한설 조민성 변호사 역시 “본인 사건의 자료를 정리한 행위 자체가 곧바로 별도의 범죄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안심할 수는 없다. 삭제 행위가 처벌 수위를 정하는 양형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정한 반성의 표현이 아닌, 범행을 은폐하려는 시도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계정 탈퇴나 파일 삭제를 진행한 행위는 정황상 증거인멸 시도로 오인받아 구속 수사나 양형상 불이익의 요소로 참작될 위험이 높다”고 짚었다.
법무법인 해방 전우석 변호사도 “증거인멸로 불리하게 평가될 위험도 있으므로, 앞으로 추가적인 삭제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징역 1년 이상’ 중범죄…초범이면 집행유예 가능할까
A씨의 두려움처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죄는 매우 무겁게 처벌된다. 현행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5항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소지·시청한 자를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명시된 중범죄다.
변호사들은 결제 내역 등 객관적 증거가 있다면 혐의를 부인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봤다. 법정형이 무거운 만큼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도 많아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집행유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초범이고 제작·유포에 가담하지 않은 점 등은 유리한 사정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변호사는 “단순 구매·소지에 그쳤고 배포나 제작에 가담하지 않은 경우라면, 초범이라는 점과 반성 태도,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점이 양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윤승진 변호사는 “초범 여부, 유포·제작 가담 없음, 3회의 비교적 적은 결제 횟수, 수사 초기부터의 진지한 반성 및 자백 등이 유리한 정상 참작 사유로 반영된다”고 말했다.
결국 집행유예 여부는 이런 유리한 사정들을 재판부에 얼마나 충실히 설명하고 입증하는지에 따라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사 연락 오기 전 ‘자수’가 최선…혐의 부인은 금물
변호사들은 A씨처럼 수사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선제적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경찰의 연락을 기다리기보다 먼저 수사기관을 찾아가 범행을 고백하는 ‘자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에스제이 파트너스 이동현 변호사는 “자수를 통해 최대한 선처를 받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도 “경찰로부터 연락이 오고 난 후에는 자수가 인정되지 않는 만큼, 자수하려면 신속히 변호사 조력 하에 즉시 자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제 내역이 명백한 만큼 혐의를 무작정 부인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할 행동으로 꼽혔다. 법률사무소 편율 신상의 변호사는 “객관적 기록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무작정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진정성 있는 반성과 재범 방지 의지를 입증할 자료를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대표변호사는 “철저한 반성 태도를 바탕으로 아청물 소지 경위, 재범 방지 계획 등을 상세히 담은 변호인의견서를 제출하여 실형을 방어하고 집행유예 처분을 이끌어내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