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 위 못 지나간다" 펜스로 길 막아버렸을 경우, 두 가지 해결책
"내 땅 위 못 지나간다" 펜스로 길 막아버렸을 경우, 두 가지 해결책
귀농 위해 구입한 맹지⋯그런데 갑자기 통행로 막아버린 주변 땅 주인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 10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 벌금⋯고소 가능
민사상 주위토지통행권 확인 청구 소송도 가능⋯"승소 확률 높아"

어느 날, A씨가 구입한 땅 주위에 울타리가 둘러졌다. 주민들이 지나다니던 길에는 문에 생겼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A씨는 퇴직 후 귀농을 결심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던 어느 날, 마음에 드는 땅을 찾았다. 도로가 연결은 안 된 맹지(盲地)였지만, 주민들이 통행하는 작은 길은 있었다. 크게 농사를 지을 생각은 없었기에 그 정도 길만 있다면 문제없다고 판단했고, 계약을 마쳤다.
토지를 측량하고 주변 나무도 정리하며 농사를 지을 날을 그리던 어느 날, A씨가 구입한 땅 주위에 펜스(fence⋅울타리)가 둘러졌다. 주민들이 지나다니던 길에는 문에 생겼다. 깜짝 놀란 A씨가 이리저리 알아본 결과 자신이 구입한 땅 근처에 사는 B씨가 설치한 것이었다.
B씨는 "내 땅에 뭘 하건 무슨 상관이냐"며 당당했다. A씨가 "통행료를 내겠으니 지나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으나, 들은 척도 안 하며 A씨를 내쫓았다. 길을 막으며 A씨가 매입한 땅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하고 있는 B씨. 10년 넘게 그 길을 다녔다는 주민들도 답답해하고 있다. 막무가내인 B씨.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타인의 통행 막는 '길 막기'⋯변호사들 "민·형사 모두 대응할 수 있다"
변호사들은 "형사고소와 민사 소송 모두를 동원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① 동네 주민 오가는 길 막아버렸다면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 위반
B씨는 길을 막아 A씨가 자신의 땅에 출입할 수 없도록 했고, 주민들의 통행도 막았다. 이는 법으로 금지된 행동이다.
우리 형법 제185조는 "육로, 수로 또는 교량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를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한다. 10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 벌금이다.
이 법에서 말하는 '육로'라 함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오가는 통로를 널리 일컫는 것이다. 지난 1998년 이래로 대법원은 "사실상 일반공중의 왕래에 공용되는 육상의 통로를 널리 일컫는 것으로서 그 부지의 소유관계나 통행권리관계 또는 통행인의 많고 적음 등을 가리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는 땅의 소유권을 가진 땅주인이라고 할지라도 예외는 없다.
박 판사는 "펜스를 설치한 곳이 C씨의 토지였고 통행하는 사람이 극소수라 해도 펜스를 설치해 통행이 어렵게 한 것은 일반공중의 교통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선린의 주명호 변호사는 "고소절차를 통하여 상대방(B씨)이 자진해서 길막음 행위를 풀도록 유도하라"고 조언했다.
② 길이 없어 통행이 어렵다면 민법의 '주위토지통행권' 인정
변호사들은 민사 소송을 통해 법원으로부터 주위토지통행권을 받아놓을 것을 조언했다. 민법 제219조는 "어느 토지와 공로 사이에 그 토지의 용도에 필요한 통로가 없는 경우에 그 토지소유자는 주위의 토지를 통행 또는 통로로 하지 아니하면 공로에 출입할 수 없거나 과다한 비용을 요하는 때에는 그 주위의 토지를 통행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에는 통로를 개설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A씨가 구입한 땅과 큰길 사이에 별다른 통행로가 없어서 오고 다니기 어렵다면, 기존 통행로가 B씨의 소유일지라도 그 길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농사를 위해 진입할 도로가 따로 없다면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변호사 한병진 법률사무소'의 한병진 변호사 역시 "주위토지통행권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하라"며 "마을주민이 10년 이상 (그 길을) 통행해왔다면 승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A씨는 B씨에 대해 일정 부분 보상해야 하는 것을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 2006년 대법원은 "소송을 통해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주위토지통행권자가 통로개설이나 유지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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